(남익이고 전여친 이야기)
자취방 오고 싶다 해서 초대를 했어.
근데 40년된 옥탑방이라 변기도 낡아서 수압?이 많이 약한 변기였거든? 그래서 그거 모르고 처음 사용해서 막혔나봐.
30분 넘게 안나와서 괜찮냐고 물어보니 당황80+분노20 담아서 괜찮다길래 넘겼거든?
근데 그러고 10분 지나니까 나라잃은 표정으로 '변기 막혔는데 내가 못뚫겠어'이런 내용을 엄청 길게 돌려 말하더라고. 지금 생각해보면 걘 엄청 수치스러웠겠지.
근데 난 진짜 괜찮아서 밥하다가 변기 뚫으러 갔는데 솔직히 냄새는 있더라. 더군다나 내가 비위가 좀 약해서 뚫다가 헛구역질 나더라... 그래서 맑은 공기 마시러 밖에서 심호흡도 하고 그랬어.
나중에 걔가 울듯이 미안하다 했는데 진짜 괜찮아서 괜찮다고 했어ㅋㅋ
근데 그거때문에 밥먹는 동안 진짜 어색한 분위기였거든?
그러면 주제를 돌려야되잖아? 근데 그땐 어리고 눈치 없어서 '괜찮아. 너도 사람인데 그럴 수 있지!'하고 위로하니까 걘 수치스러워서 결국 울더라.
그때 어리고 여자마음을 잘 모르는 나는 쇼크였음ㅋㅋㅋ
'왜 공감과 위로를 했는데 상황이 더 안좋아지는거지?'하고ㅋㅋㅋ
솔직히 그땐 억울한 마음도 있었어. '똥은 니가 싸고 변기는 내가 뚫었는데 왜 화는 니가 내?'하고...ㅋㅋ
아무튼 그래도 미안하다고 싹싹 빌었다...
그 사건이 트라우마였는지 4개월 동안 걔는 자취방은 언급도산안하더라
그러고 1년 반 후에 신축으로 이사갔는데 나보다 전여친이 더 좋아했음ㅋㅋㅋ
근데 웃긴건 이사가고 두 달도 안돼서 헤어졌어 ㅋㅋㅋ
다른 글에 남친집에서 변기 막혔다길래 생각났어. 5-6년 전 이야기네...
근데 그때는 콩깍지 씌였을때라 변기막아도 진짜 괜찮았었어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