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원내대표 의원총회 마지막 발언>
오늘 헌정 사상 세 번째 대통령 탄핵 의사결정이 있었습니다.
여기 계신 모든 의원 여러분께서 그렇듯,
저 역시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습니다.
집권여당의 원내대표로서,
작금의 국정 혼란을 막지 못한 데 대해,
국민 여러분께 대단히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여러분,
2016년 12월 9일이었습니다.
그날도 이곳 국회 본청 246호였습니다.
그때 저는 초선 의원이었습니다.
그날 아침부터 온종일 마음이 무거웠던 기억이 선연합니다.
그때 우리는 이곳 246호 의총장 안에서 서로 고함 치면서 싸웠습니다.
그때 우리는 당론을 정하지도 못 했습니다.
이 고통의 순간을 처음 겪으신 초재선 의원님들도,
이 순간을 또 다시 겪어야 하신 우리 3선 이상 의원님들,
지금 이 순간 얼마나 고통스러우실지,
이루 말로 헤아릴 수 없는 그 심정 모두 이해합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비록 우리가 당론을 정했다고 하지만,
의원 여러분 개개인의 생각이 저마다 다르다는 것을
왜 모르겠습니까.
그렇지만 당과 나라를 위해 서로 자중자애하고,
자제력을 발휘하고, 인내심을 발휘하고 계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저마다 생각이 다른 이유도,
서로 다른 뜻을 모아 하나의 당론을 정한 이유도,
모두 집권여당으로서 책무를 이행하기 위한 무거운 책임감 때문입니다.
원내대표로서 이 점에 대해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여러분,
헌정이 위기입니다.
우리가 탄핵만은 막아야 한다고 당론을 모아 탄핵을 막은 것은,
헌정질서를 지키고 국민을 지키기 위한 무거운 결단입니다.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명백히 잘못됐습니다.
하지만 현 정부 들어 스물다섯 번이나 발의된
민주당의 탄핵 남발도 결코 죄가 가볍지 않습니다.
대한민국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것입니다.
지금 국민들께서 불안해 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우리 정치가 국민의 불안을 덜어드려야 합니다.
그러려면 작금의 혼란을 질서 있게 수습해야 합니다.
탄핵은 수습의 길이 아닙니다. 증오와 혼란의 길입니다.
탄핵이 가결되면 우리가 지금껏 숱하게 비판해온
민주당의 겁박정치가 이제 헌법재판소를 향해 갈 것입니다.
그 무거운 책임을 소수의 헌법재판관들에게 떠넘기지 말고,
우리 집권여당이 오롯이 떠안고 풀어가야 합니다.
이제 여러분 한 분 한 분 모두
자랑스러운 국민의힘 당원으로서, 그리고 헌법기관으로서,
76년 대한민국 헌정사를 지키기 위한 의정활동을 해 나가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선배 동료 의원님 여러분,
이제 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
헌정사상 세 번째 대통령 탄핵 표결이 이뤄진 작금의 상황에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겠습니다.
그동안 부족한 저에게 중책을 맡겨주시고,
저를 믿고 따라주신 의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부여해주신 임무를 마지막까지 수행하지 못해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드립니다.
마지막으로,
한 명의 국회의원으로서,
대통령 탄핵의 비극과 혼란상은
정말 오늘이 마지막이어야 한다는 것을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호소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