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어릴 때부터 아빠 닮아서 얼굴이 컸음
초4때는 이미 엄마보다 얼굴 더 컸고
할머니가 나 자는 줄 알고 내 옆에서 외숙모랑 통화하시면서 "얘는 얼굴만 작았으면 좋았을 텐데" 하신 적도 있고
어쩌면 태어났을 때부터 그랬을수도?? 엄마는 얼굴이 작고 갸름하거든
아빠는 그래도 남자고 키도 커서 얼굴 큰게 그렇게 부각은 안 되고 아빠 말랐던 시절 나름 외모 괜찮음 엄마는 객관적으로 예뻐(얼굴작고) 근데 나는...
초딩 때부터 남자애들이 막 내 옆에 선 여자애들하고 손으로 재보면서 니 얼굴이 제일 크다고 놀림 얼굴크다는 소리 잊을만하면 한번씩 듣는게 너무 스트레스였어
초딩때 폰 검색기록에 얼굴 작아지는 법 이런거밖에 없었어ㅠㅋㅋㅋㅋ
얼굴 작아지는 마사지 초6때부터 죽어라고 함
그리고 중학교 들어가서는 마사지와 다이어트 같은 걸로는 타고난 얼큰이를 벗어날 수 없음을 깨달음
애들이 크니까 선은 넘지 않더라 대놓고 얼굴 크다고 말하는 애는 하나도 없었어
또 그때 폭풍 다이어트를 해서 개말라인간까지 왔고 얼굴살도 많이 빠져서 더 그랬었던 것도 있겠지
근데 몸이 가늘어지니까 얼굴 자체가 큰 건 더 부각되더라 오히려
얼굴이 덜 넙데데하고 갸름해지는 건 맞지만 얼굴 자체가 작아지는 게 아니었어
그때 알았어 난 답이 없구나
더이상 얼굴에 뺄 살도 없고 뼈가 줄어들 일도 없고 나는 평생 누가 봐도 그 얼굴 큰 애, 얼굴 큰 여자구나
뼈를 부숴버리고 싶고 가위로 잘라버리는 상상을 매일 했어
눈뜨면 얼굴크기 자기전에 얼굴크기
물론 내가 외모정병이 어릴 때부터 내가 얼굴 크다는 걸 알아서 심했던 것도 있지 다른 얼굴 큰 분들은 별생각 없으실 수도 있어 그게 좋은 거고
근데 나는 이게 다른 부위도 물론 맘에 안 드는 부위가 있었지 코가 높지 않은거 피부가 엄청 하얗지는 못한거 등등
근데 그런건 정말 예쁜 애들을 볼 때만 생각나
얼굴 크기는 그냥 하루 종일 생각나
왜 쓸데없이 커다래서는 날 평생 괴롭게 하는지 싶었어 진짜로...
그치만 다행이었던 건 얼마 뒤 코로나가 터진 거
그때부터 화장도 본격적으로 하고
나 아빠 닮아서 눈이 되게 크거든 얼굴도 크지만 쌍꺼풀도 아웃라인으로 있어서 눈화장 좀 하고 코시국이었잖아? 마스크 쓰고 다니니까
난생처음 너 예쁘다, 눈깔 때문인지 혼혈 같다 소리까지 들어봄
머리 큰 건 뭘로도 못 가리지
근데 이상하게 마스크를 쓰니까 내 얼굴 크다는 그게 덜 느껴졌어 이상하지
코시국 지난 뒤에도 나중에는 날 "그 옆반에 인형같이 예쁜 애?" 이렇게 말하는 애가 있었어
물론 엄청 예쁜 애들은 그런 말은 밥 먹듯이 듣겠지만 나는 아니잖아 외모 콤플렉스도 심하고
근데 그 예쁜 애, 걔 예쁘잖아, 친했던 남자애들한테서 솔직히 니가 제일 예쁘다 이런 말을 듣게 되니까 빈말이든 아니든 날아갈 거 같은 거야
얼굴 커도 다른 데를 빡세게 꾸미고 관리하면 되는구나 싶어서 화장을 엄청 열심히 했고 또 개잘했어 화장 해달라 가르쳐달라는 애도 있었어
한동안 좋았다
고딩 때 내가 어떤 남자애를 엄청 좋아했었어
걔는 얼굴이 엄청 작고 뾰족했었다? 내가 외모 자신감이 전보다 늘어났다고 해서 얼굴크기에 대한 집착이 사라진 건 아니었으니까 당연히 걔한테 관심이 간 그 순간부터 얼굴 크기를 봤고
아 쟤 얼굴 되게 작네 나는 얼굴 크니까 쟤 나 싫어하겠지 부터 생각함
그리고 내가 걔를 좋아한다는 걸 걔가 안 순간
쟤 얼굴 커서 별로다...
라고 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한테 대놓고 한건 아니고 내 친구한테 그랬대 친구가 말해 줘서 알았고
바보같이 걔 포기 못해서(친구로서 친했을 때는 재밌고 좋았거든..) 하루종일 걔만 보고 걔만 생각하고 걔의 작은 얼굴을 생각하고 ㅋㅋㅋㅋ
진심 이렇게 쓰니까 정병같다
걔가 전에도 다른 여자애들한테도 너 얼굴 크다, 자기는 얼굴 작다 뭐 웬만한 여자들보다 작다(맞긴 했어) 이런 말들을 했었는데 나한테는 한 번도 한 적 없거든
나는 찐으로 얼굴 크니까...
날씬한 사람한테 뚱뚱하다고 하면 그냥 웃어넘기지만 뚱뚱한 사람한테 뚱뚱하다고 말하면 상처받듯이..
나는 걔 때문에 또 얼굴크기 정병 도져서
내 머리를 잘라내는 상상을 매일같이 함
과장 같지만 공부도 안됐어
공부하는 내 모습이 추파춥스가 책 읽는 거 같고 너무 추하고 흉하고 그랬어
그 애는 얼굴 작은데... 왜 나는 커...
나는 여잔데 왜 이렇게 보기 싫게 큰거야..
키나 좀 크지 얼굴 커서 뭐 좋다고 이렇게 커..
진짜 개못생겨도 좋으니까 얼굴 작고 싶다..
그때 분노도 극에 달해서
엄마한테 막 죠랄함ㅋㅋㅋㅋㅋㅋㅠㅠ
왜 얼굴 큰 아빠랑 결혼했냐고 자식 생각은 안해봤냐고 이렇게 얼굴 커다래가지고 어떻게 앞으로 살아가냐고 어떤 남자가 날 좋아해 주냐고
난 맨날 얼굴 다 잘라버리고 새로 조합해서 작게 만드는 상상하고 초딩 때부터 친구들이랑 사진도 못 찍고 나란히 서지도 못하고 매일매일이 얼굴 크기 때문에 힘들었는데
엄마는 자식이 눈코입만 박혀있으면 되냐고ㅋㅋㅋㅋㅋㅋㅋ
성형으로도 안되는 머리크기 누가 책임져 줄거냐고 이럴거면 낳지 말지!!!!!!!!!!!
하고 소리지르고 난리침
중딩때 못다 한 반항을 그때 다 해버림
얼굴 커서 공부 안할거야 공부하면 뭐해 얼굴 커서 다 비웃고 아무도 안좋아해주는데
그렇게 좋아하던 화장, 옷, 꾸미는 것도 재미없어짐 눈 코 입만 예쁘게 꾸미면 뭐해 얼굴 커서 아무도 예쁘게 안 봐 줄 텐데
얼굴 작은 애들 진심 복받은 거다...
약간 어르신들이 생각이 들면 그걸 바로 표현하시고 그런게 좀 있잖아 우리 할머니도 그러셨어서 가끔 오시면
우리 00이(나) 엄청 예뻐졌다 고도 물론 해 주셨지만 쟤 얼굴 크다는 말을 내 앞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했고
동생한테는 "동생은 언니(나) 보다 생긴 거는 별로지만 얼굴이 조그마해서 괜찮다" 이런 식으로 말하심 주로 우리한테 대놓고는 말 안 하셨지만 엄마나 친척들한테 하셨어
엄마가 애들 자존감 낮아진다고 왜 그런 소리를 하냐고 했지만 계속 그 말을 들어야 했음
얼굴 크기 그놈의 얼굴 크기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서 공부해서 성적도 올리고 스트레스받아서 붙은 살 다시 악착같이 빼고 나름 열심히 살려고 노력했는데
하...너무 힘들었어
애들하고 화장실 가는 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울 앞에 서있으면 내 얼굴 큰 건 누가 봐도 보이고 어쩌다 나랑 비슷한 애들은 있어도 나보다 큰 애들은 .아무도 없어 나보다 작은 애들이 대다수고
조그만 애들은 진짜 조그마하잖아
부러워 미치겠더라 ㅎ
나 솔직히 이목구비 괜찮은 편이야
코가 높은 코는 아니라는 점은 그렇지만
나한텐 항상 가족이나 친척이나 친구가 내 외모를 가지고 말할 때
"쟤는 얼굴만 작았으면 참 좋았겠다~"
"너 얼굴 자체는 엄청 이쁜 얼굴이고 말랐으니까 니가 얼굴 안 컸으면 넌 사기캐였어"
이렇게 말하는 내 친했던 친구 ㄹㅇ있었어
너 얼굴에 몸매에 얼굴 안 컸으면 사기였을 거래
꼽주는거잖아ㅋㅋㅋㅋㅋㅋ
얼굴 큰데 이목구비라도 나쁘지 않으면 다행이다 라고 말할수도 있겠지 근데 나는 "어 나 그래도 예쁘장은 되게 생겼나?" 싶을 때면 얼굴이 작은 내 모습을 상상하게 되고... 진짜 괴로워 죽을거같았음 엄마 유전자를 물려받아서 얼굴이 작았으면 어땠을까... 연예인 같진 않더라도 꽤 괜찮지 않았을까...
그 말 한 친구는 한창 나 예민했던 때라 손절쳐버림... 후회는 된다
결론은... 뭐 지금은 얼굴크기 정병 없다 그런거 아니고... 여전히 있어
이 글 쓴 이유도 걍 밤에 심심해서 인티에 써본 건데 이렇게 길어질 줄 몰랐다...
그냥 하고싶은말 있는데
가족이든 친구든 너 얼굴 크다 이런말 제발 하지마... 얼굴크기 아니어도 뭐 너 뚱뚱해, 너 눈 작아, 너 코 못생겼어 이런거...
본인이 제일 잘 알아 나처럼 본인이 제일 스트레스받고 제발 얘기 좀 안 꺼내줬음 좋겠다 싶어..
어릴때 할머니부터 시작해서 친구들까지 아무렇지 않게, 꼭 내가 나 얼굴 큰 걸 모르는 것마냥 "어? 너 얼굴 큰데?" 이런 식으로 말하는 거 진짜 너무 짜증났어 다른것도 마찬가지라 생각해 남 외모에 대해서 제발 말하지 마... 본인이 제일 잘 아는데...
나 지금은 그래도 "아 나 생긴 거 자체는 예쁘장은 되는구나" 이 마인드로 살아갈려고 노력함.. 아니더라도 그냥 그렇게 믿으려고 함 그리고 내 예쁜 부분만 강조하려고 노력함
외모정병은 쉽게 안 사라지는 거 같고 완전히 없애고 싶지도 않아 나 얼굴 큰 거 알고 있어야지 그래야 나한테 맞는 스타일링을 하고 누가 또 나한테 얼굴 크다 해도 상처받지 않지
나도 나 머리 큰 거 아는데?
머리 커서 어쩌라고? 까지는 아직 안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얼굴 작은 애들 보면 자존감 확 떨어지는 건 사실...이지만
야 어차피 성형해도 안 돼 꿈 깨 속삭임 나한테
나 너무 졸리고 어제부터 잠을 못 자서 글이 횡설수설하다ㅠㅠ 얼굴 크다는 단어가 몇 번이 들어간 거야....
다들 시간도 늦었고 글도 재미없고 다 못 읽겠지만 혼자 좀 어디다가 털어놔 보려고 써봤더...
근데 진짜 이건 부탁이다
뭐가 됐든 간에 외모 지적은 하지 말라는거....속으로만 생각하고 정 말하고 싶으면 예쁜 부분을 말해달라는 거... 자기 자신이 제일 잘 알고 상대방은 진짜 상처받고 잊고 있다가도 생각나고 힘드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