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고향 친구라서 어릴 때 시골 갈 때마다 맨날 만났었는데 그 시골에서 나랑 놀아주는 유일한 어른이었음
아빠 말로는 맨날 같이 놀고 나랑 삼촌이랑 수준이 딱 맞다고 친구하라고 4살 정도 되는 나한테 친구니까 이름으로 부르라고 장난쳤는데 난 애기라 뭣도 모르고 아빠 말 그대로 이름 부름ㅋㅋㅋㅋㅋ그래도 기분 나쁜 기색 없이 나랑 재밌게 놀아줬지ㅋㅋ물론 좀 더 커서는 아저씨 아님 삼촌이라 불렀지만
그러다 할머니 할아버지 돌아가시고는 일년에 한 번 정도나 만난 듯 벌초 갈 때마다
난 어려서 잘 몰랐지만 어른들 말로는 삼촌은 외관도 멀쩡하고 정말 착하지만 지능이 낮다고 했고 난치병인 지병도 가지고 있었음 그래도 시골에서 농사 지으며 제 밥벌이는 하고 늦둥이 막내 아들로 시골에서 노모도 모시고 살았어
한 20년 전에 베트남 신부를 데려와서 결혼을 한 번 하긴 했었는데 본국에서 남친 데려와서 야반도주 했음.....그러고 그냥 어머님이랑 살다가 어머님은 몇 해 전 돌아가셨어
그렇게 혼자 살다가 누명 쓰고 합의금 줄 돈도 없고 변호사 선임비 당연히 없어서 징역 살다가 나온지 얼마 안 됐는데 돌아가셔버렸네 가족이 없으니 사망 이틀만에 발견 된 고독사였대
형님 누님들 계시지만 연세가 너무 많으시고 몇 분은 이미 돌아가시거나 해외에 사시는 걸로 알아
장례 치뤄 줄 사람도 없어서 아마 군청에서 치뤄줬을거야
이렇게 주저리 주저리 글을 쓰는 이유는..그냥 안타까움에 이번에 보고 온 삼촌 모습이 문득문득 생각이 나서 뭐든 적어보고 싶었어
상상만으로도 외롭게 지낸 그 시절들이 눈에 보이는 느낌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