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결혼해서 36이야 그리고 저번주에 이혼했어
난 뭔가 굉장히 복잡하고 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쉽더라
그 사람이나 나나 정적인 사람이라 아이 없어도 현재 삶에 만족하면서 서로 기대며 소소하게 행복할 줄 알았어
다 그대론데 서로에 대한 애정만 사라졌어 마지막 6개월 동안은 퇴근하고 각자 방에 들어가서 밥도 잠도 다 따로했어 ㅎㅎ..
여행도 가보고 같은 취미도 가져봤는데 5~6년이 지나니까 다 흘러가서 잊혀져 버리더라
느긋하게 파국을 향해 가는데 그게 너무 익숙해지니까 쉽게 포기해버렸어
내가 이혼 이야기 꺼내니까 마트 장보러 가자는것처럼 '그러자' 하는데 뭐라 더 말도 안하고 쉽게 쉽게 빨리 빨리 그리고 끝
완전히 다 식어버리니까 화도 짜증도 슬픔도 없더라고
드라마 에서는 재산 나누고 그러는거 엄청 치열하던데 우린 그러지도 않았어
이혼은 했는데 다시 혼자가 됐는데 실감도 안나고 의지도 흥미도 없다
딩크로 시작하지 않았다면 달랐을까? 재작년에 남편이 아이 이야기 했을 때 무심하게 넘기지 않았으면 뭔가 변했을까?
정작 나는 헤어지고 나서야 나한테 그 사람이 꽤 큰 부분이였다는걸 실감하는데 그렇다고 뭔가 하고싶지도 않아
그냥 이대로 푹 꺼져서 없어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