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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조회 687l

나는 할머니가 만수무강했으면 좋겠어 아픈데 없이 백살 넘어까지 오래오래 사시면 좋겠어 내가 태어났을때부터 7살때까지 엄마아빠 맞벌이 한다고 할머니집에서 나 키워줬거든 엄마아빠보다 난 할머니가 더 좋아

이제 할머니가 곧 89세가 되는데 근 몇년전부터 아픈 곳이 엄청 많아지고 살도 엄청 빠져서 왜소해졌어 원래 풍채 좋았거든

녹내장 말기, 고혈압, 당뇨, 심장병, 골다공증 등등 여러 질환이 있고 그런데 할머니가 요즘 몸이 안 좋고 병원에도 왔다갔다하고 입원하고 검사하고 그러니까 엄청 갑갑해해

어디가 아픈데 빨리 안 아프게 해줘라, 약줘라, 고쳐줘라 엄청 조급해하고 아픈걸 못견뎌하고 잉잉 울고 그래... 할머니가 이렇게 잘 우는 사람인줄 몰랐어

엄마 말로는 나이가 들수록 어려지고 어리광 심해진다고 하는데.. 할머니의 자식들은 할머니를 별로 신경 안써

그래서 더 걱정되고 할머니 불쌍하고 슬프고 안아팠으면 좋겠고 그래.. 엄마랑 아빠가 그 나이쯤 되면 마음을 편하게 먹고 좀 받아들일건 받아들여야하는데 할머니는 호들갑이랑 엄살이 심하대

물론 해결될 수 없는 질환들이긴 한데 할머니가 아파하고 괴로워하고 우는거 보니까 너무 마음이 힘들어..



 
익인1
ㅠㅠ.. 나도 슬프다
14일 전
익인2
아 우리 할머니 생각나서 너무 슬프다....
14일 전
익인3
옆에서 긍정적인 말씀 많이 해드려ㅠ
14일 전
익인4
나도 어렷을 때부터 할머니 손에 자랐고 지금도 내 방 따로 없고 할머니랑 같이 잘 정도로 할머니랑 사이 좋거든
우리 할머니도 이제 88세인데 아픈 곳 많아지고 갑자기 응급실 가는 일도 많아져서 나도 엄청 걱정 중이거든
내가 전화하면 맨날 아프다고 빨리 죽고싶다고 하는데 진짜 가슴이 철렁함ㅠㅠㅠㅠㅠ

14일 전
익인5
쓰니가 잘챙겨드려ㅠㅠ
14일 전
익인6
나도 할머니랑 같이 사는데.. 우리할머니도 올해 86세시고 진짜 정정하셨는데 요즘들어 많이아프시거든 ㅠ 맨날 나이들수록 아기가 된다, 혼자할수있는 일이 점점 줄어든다 내가 밥먹고 화장실가는건 눈감을때까지 혼자하려고 노력한다 아러시난데 맘 너무아프더라 근데 자잘하지만 혼자할수있는 걸 할머니랑 하면 엄청 좋아하시더라구.. 쉬운 색칠놀이같은거! 쉬워보여도 혼자해냈다는 성취감이 중요한거같더라구 ㅜㅡㅜ 집안일도 옴청 도와주시고싶어해서 내가ㅜ빨래하면 할머니랑 같이 앉아서 개면서 얘기많이해.. 난 엄마어릴때나 이모들 어릴때얘기 많이 물어봐 ㅎㅎㅎ
14일 전
익인7
아 너무 슬프다…ㅠㅠㅠㅠㅠㅠ 난 먼 훗날 우리 엄마가 그렇게 될까봐 두려워ㅠㅠㅠㅠㅠㅠㅠ 죽는거 당연히 무섭지 안무서운 사람이 어딨어ㅠㅠㅠㅠ기댈 사람이 그나이되면 자식들밖에 없는데 너무 하다….쓰니가 잘 챙겨드려줘 보살펴드리고ㅠㅠㅠ
14일 전
익인8
나도 우리 할머니가 96세신데 나이 들어가는 모습 보일때마다 너무 슬퍼 진짜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셨면 좋겠어..
14일 전
익인9
나이드실수록 오히려 행동이나 말투나 어려지셔 ㅠㅠ 옆에서 아이보듯이 잘 챙겨드려야해 ㅠ 작은것하나에도 속상해하시고 잘우시고 ㅜㅜ… 얘기라도 잘들어드리구 전화자주자주 드리자 ㅠ 나 요양원 봉사다닐때 할머님할아버님들 하루종일 자식 손주 전화만 기다리시고 뭐주고가면 이거 아들이사줬다 엄청예쁘다고 자랑 엄청하셨어 내 새끼최고라고
14일 전
익인10
나도 할머니랑 같이 살았는데 아직 우리할머니는 75세로 젊으시지만 무섭다 흑..
14일 전
익인11
우리 어머니는 아직 젊다면 젊은데 예전과는 다르게 엄청 엄청 엄청 어리광이 심해지고 때쓰고 장난 아니게 말이 안 통하기 시작해졌어. 완전 꼬꼬마로 퇴행하시는것 같아. 아마 눈이 잘 안보이고 뇌도 전 같지 않아서 그런것같아. 그러니까 쓰니 할머니 아프다는거에 너무 맘 쓰지는 말되 옆에서 할머니 계속 즐겁게 해드리며 아픈거에 신경 못쓰게 바쁘게 해드려. 넘 맘이 착해서 예쁘다.
14일 전
익인12
노인성우울증일 수 있어! 전화 자주 하고 찾아 뵐 수 있으면 자주 가고 애정표현 많이 해드려 ㅠㅠ 나이 먹을 수록 소통할 곳이 사라져서 더 힘드실꺼야
14일 전
익인13
할머님 그래도 진심으로 걱정해주는 예쁜 손녀 있어서 다행이다
14일 전
익인14
아이고 원래 댓글 안다는데 왠지 공감가서 로그인하고왔어 일단 최대한 잘챙겨먹기, 산책하기, 노인정 등 가서 사람들하고 소통하기 이거 하실 수 있게 하고 가능하면 노인상담같은거도 .. 하면 좋을거야 요새 나라에서 뭐 노인말벗? 이런거도 하는거같던데.. 참고로 우리 할머니는 종교가지시고 좀 나아지셨어 쓰니가 할 수 있는 것 중 가장 좋은 건 '난 할머니를 항상 생각하고 있고, 나 자신은 아주 행복하기 때문에 할머니도 행복하길 바란다'는 뉘앙스를 잘 풍기는거! 근데 난 할머니도 안쓰럽지만 쓰니가 조금 걱정돼..! 나도 비슷하게 할머니 손에 자랐고 다른 자식,손자들은 다 나몰라라하고 나 혼자 온전히 할머니 정신적 케어하다가 나도 모르게 정말 많이 힘들었거든 그래서 조금 냉정해보일순 있겠지만 쓰니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할머니가 겪으시는 과정은 인간이라면 당연한거고, 쓰니가 안간힘을 써도 다 채워주지 못하는 결핍과 고통이 있어. 그러니까 모든걸 쓰니가 다 도맡아야 하고 내가 조금 더 희생하면 할머니가 조금 더 편안하시지 않을까?<<이 생각 절대 금물이야! 인간은 어느 부분에서든 절대절대 만족할 수 없기 때문에 쓰니가 모든걸 다 해드릴 이유(특히 심적인 부분)도 의무도 없고 그럴수도 없어 그 어떤 신이 와도.. 그러니까 할머니도 어른인데 어련히 알아서 이겨내시겠지 라는 생각을 의식적으로 가졌으면 좋겠어 일단 쓰니는 이렇게 글 쓸 정도로 할머니를 생각하는 마음을 가졌잖아? 그렇기때문에 그냥 그 존재만으로 이미 아주아주 충분한 힘이 되고 있어 내가 장담해! 나는 이 문제로 정신과 꽤 오래 다니다 내린 결론이라 공유해주고 싶었어 혹시 조금 안와닿을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난 할머니랑 쓰니랑 다 마지막까지 건강하고 행복했음 좋겠어 정말로!
14일 전
글쓴이
로그인까지 해서 길게 댓글 남겨줘서 고마워
할머니가 귀도 잘 안 들리거든 자식들이 보청기도 안 사주고 있어 할머니가 귀가 들리든 말든 그냥 신경을 안 써서 그런 것 같아
그러다보니 남의 말은 들리지가 않으니까 소통이 안되고 할머니 혼자 일방적으로 떠들게돼
옛날엔 할머니가 말이 없는 편이었고 자식들이나 손주들이 대화하는거 듣고 그랬었는데 귀가 안들리다보니까 할머니 혼자 맨날 얘기하고 그러더라고..
고모들 같은 경우엔 할머니를 몇년만에 보러 왔는데 그 사이에 말이 엄청 많아져있으니까 다들 놀라더라고
할머니는 거동도 불편해져서 마을 회관에 가는 것도 싫어해.. 할머니는 시골에 사시거든 그래서 이웃 할머니들이랑 종종 교류하고 그러나봐
그래서 나도 할머니랑 같이 살고 있는 게 아니라서 특별히 많이 해줄 수 있는 게 없어 마음만 고통스럽고 할머니한테 신경이 계속 쓰여서 걱정하고 그런 것 밖에..
그냥 병원 때문에 여기 오시면 얼굴 보고 전화 하고 그런 게 다야 ㅠㅠ 그래서 뭔가 혼자 죄책감도 들고 자식들도 신경 안 쓰니까 나는 할머니를 위해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없는데 뭐라도 해주고 싶어서 괜히 안달복달 하게 되고 그래
도움되는 조언들 해줘서 너무 고마워 감동 받았어

14일 전
익인14
응응.. 아이참 보청기정도는 해주시지..ㅠ 그래도 이웃분들이랑 교류는 하신다니 다행이다!!! 그게 정말 크거든 댓글까지 읽으니까 쓰니가 얼마나 세심하게 상대방을 생각하는지 더 잘 느껴져서 내가 다 감동이다 진짜.. 실질적으로 더 도움이 될 순 없을까 고통자체를 줄여주고싶다 이런 생각들 나도 정말 많이 들지만 결국 원댓에 말한대로 할머니가 감내할 부분이고 노인들은 우리 생각보다 훨씬 강하셔! 쓰니가 한달에 서너번 한번 전화드리고 시간 된다면 두어달에 한번 얼굴뵙고 이거면 정말정말 충분하고 넘친다 ㅎㅎ 잘하고있어! 할머니랑 쓰니 조금이라도 더 편안해져라!!!시간이 지날수록 서로 받아들일건 받아들이고 그렇게 될거야
14일 전
익인14
그리고 나이들면 다 받아들여야 하는 건데 할머니는 너무 엄살이랑 어리광이 심하다<<이거도 진짜 우리 엄마아빠랑 똑같다 ㅋㅋㅋㅋ 내가 옛날에는 그말듣고 어떻게 그렇게 말할수가있지.. 그렇다해도 모두가 같이 걱정해주고 받아줘야하는거 아닌가 라고 생각하면서 치가떨렸어 그런데 정말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그 의미를 조금은 알겠더라고. 어쩌면 '산 사람은 살아야지'랑 비슷한 맥락같기도 하고 말야. 그들도 그냥 쉽게 하는 소리가 아니고, 다 해보고 나서 결국 '심각하게 생각하면 끝이 없고 서로에게 좋을 것도 없고 내가 앞으로 살아가려면 더 중요한게 많다'라고 결론을 내린 것 같기도 했어. 아무튼...다시 읽어도 나는 쓰니를 꼭 안아주고싶다!
14일 전
익인15
진짜 너무 마음이 아프다... 죽음은 할머니 혼자만의 일이 아니고 우리도 곧 겪어야할 모두의 일이야. 할머니 입장에서 들으면 안심되고 마음놓일 말이 뭔지 곰곰이 생각해보고 위로해드리자
14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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