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한다면 음악 감독이나 작곡가나 기획사 a&r 업무 하는 쪽으로 가고싶은데… 난 작곡에 대해서 너무 무지해.
중1때부터 꿈꿨지만 예체능이라는 게 너무 도전적이기도 하고 어렸을 때부터 망하면 어쩌지? 라는 생각을 계속 해왔던 거 같음. 그리고 공부도 잘했기 때문에 좋은 대학을 가서 그 이후에 작곡을 배우던지 하자. 이렇게 생각했는데
고등학교 진학 후에 입시 공부를 해서 내가 더 이상 하고 싶은 직업이 없다는 걸 알고 무기력감에 빠졌고 입시 실패 후 재수해서 지거국에 왔어.
대학에 와서도 성적은 너무 부진하고 이제 곧 취업 준비해야하는데 도대체 어떤 직업을 선택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평생 내가 한 직장을 다니고 한 가지 직종에 종사할 자신도 없고 한번 뿐인 인생을 이렇게 살아야 하나 싶고… 경쟁력 있는 사기업에 취업하거나 전문직 되고싶다고 막연하게 생각해본게 다인데 대학 와서 뭐 이뤄낸 게 없어…ㅋ 진로를 안정했으니 당연한 결과긴 해. 병원에는 가본 적 없지만 adhd나 우울증이나 무기력증 이런 거 걸린 거 같다고 거의 확신하고 있어.
교환 학생을 와서 (이것도 도피성으로 옴)세상은 참 넓고 돈 버는 방법도 많고 돈 많은 사람, 여유 많은 사람 참 많구나 느끼면서 더 혼란스러워진 거 같아
내가 하고 싶은 건 음악인데 왜 아직 안하고 있냐 묻는다면 일단 초기 자금이 쫌 들기도 하고… 괜히 음악 하다가 너무 나이가 차서 취업이 안되면 어쩌지 생각 들기도 하고 남이랑 비교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뒤쳐질까봐 조마조마한 건 어쩔 수가 없네..
가장 큰 문제는 나를 위해서 너무 많은 헌신을 한 엄마한테 실망감만 안겨줄까봐… 엄마 주변엔 취업 잘하고 학벌 좋은 자식들 얘기하는 아줌마들밖에 없다 ㅋㅋㅋㅋ
우리 엄마가 나한테 좀 못해주고 이기적인 사람이었으면 모를까 우리 가정을 위해서, 나를 위해서 너무 당신을 희생한 사람이기에 내가 하고싶은 거 하다가 잘 안됐을 때 엄마 기대에 부응을 못할까봐 겁나 ㅋㅋㅋㅋ
이 글 쓰면서도 사실 답은 정해져있고 난 너무 찌질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왜 강단있게 그냥 결정을 못하는건지 모르겠다.
작곡가 말고는 내가 어떤 일을 해야 내 삶이 의미있을지는 사실 모르겠어. 어떤 직업이 있는지도 모르겠고 시작도 전에 내 스펙의 한계 때문에 의욕이 사라지는 느낌…
한국 돌아가면 일단 정신과 상담부터 받고 슬슬 진로를 정해야 하는데 어떤 선택이 최선일 지 모르겠어. 과거에 내가 한 선택들에 너무 많은 후회를 하고 있고 더이상 후회하고 싶지 않다. 무기력감에 빠져서 놓쳐버린 세월이 벌써 6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