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나랑 애인은 막학기 cc고 거의 매일 도서관이나 카페에서 같이 공부하는데 애인이 매일 밤마다 집에 데려다주거든 애인 집이 학교에서 더 가까운데 애인 집이랑 우리 집이랑 15분 정도 거리라 애인은 매번 30분 정도 거리를 돌아서 가는 거지
그래서 매번 집 앞에서 헤어질 때든 보내고 나서 카톡으로든 데려다줘서 고맙다고 얘기했었어(오늘 많이 못 자서 피곤했을 텐데도 데려다줘서 고마워, 내일 일찍 일어나야 하는데도 데려다줘서 고마워 이렇게 구체적으로도 많이 함)
그리고 애인이 서프라이즈나 깜짝 선물을 되게 좋아해서 자주 해주는데 그때도 당연히 엄청 고맙다고 많이 말했어 내가 표현 많은 성격이 아니라 그럴 땐 의식해서 일부러 평소보다 애교도 훨씬 많이 부리면서 오바해서 더 고맙다 하고 그랬음
오늘도 애인이랑 저녁 같이 먹고 오늘은 나는 카페, 애인은 도서관에서 각자 공부하기로 했는데 애인이 살짝 깜짝카메라 느낌으로? 도서관 가는 척하다가 갑자기 내가 있는 카페로 다시 돌아와서 다른 카페에서 포장한 케이크를 선물해주고 갔어
근데 나는 애인이 서프라이즈 하려던 건 줄은 전혀 몰랐고 오늘따라 애인 텐션도 낮아보였는데 헤어질 때 평소랑 다르게 약간 별말없이 가버리고 이런 모습 때문에 혹시 나한테 기분 상한 게 있었나 싶어서 혼자 카페 도착했을 때 엄청 신경쓰이고 마음 불편했거든
그래서 애인이 케이크 주러 왔을 때 투정만 부렸어 뭐냐고 진짜 놀랐다고 뭐라 하기만 하고 고맙다는 말은 아예 못 했어.. 변명이지만 그땐 고마운 것보단 킹받는 마음이 더 컸어 애인 그런 모습 처음이라 나름 꽤 전전긍긍했거든.. 애인은 그냥 서프라이즈 하려고 그런 건데 그렇게 생각했을 줄 몰랐다고 화내지 말라는 식으로 쓰다듬어주면서 웃었어
아무튼 그렇게 애인한테 투정만 부리고 도서관으로 보냈고 혼자 카페에서 공부하다가 내가 카톡으로 나 놀라게 한 벌로 오늘 데리러 와달라고 애교부렸어 원래는 이렇게 각자 공부하면 각자 집 가는 건데 오늘도 같이 가고 싶어서
그러고 애인이 진짜로 데리러 와줬고 알콩달콩 잘 대화하고 헤어졌다 생각했어 그 뒤에 집 올라와서 카톡으로 조심히 강~ 이렇게 보내고 애인이 사다줬던 케이크 열어봤는데 내가 전에 먹고 싶다고 말했던 거를 딱 사줬더라고? 그래서 카톡으로 뭐야 이거 그때 그 케이크인 줄 몰랐다 너무 좋다 행복하다 기분 좋다 하면서 하트 이모티콘 보내고 나름 애교부렸는데.. 애인이 그냥 웃으면서 잘 먹고 잘 자라고 와서 웅 내일 먹으려고! 너도 잘 자~ 이런 식으로 답장했거든
그러다 갑자기 몇 분 뒤에 근데 고맙다는 말은 해줬으면 좋겠어 이렇게 카톡이 왔어.. 근데 이게 내가 케이크 보고 좋아하기만 하고 고맙다는 말 자체는 아예 안 해서 그러는 건지 아니면 오늘은 내가 먼저 데려다 달라고 한 건데도 데려다줘서 고맙다는 말을 안 해서 그런 건지(위에도 썼지만 고맙다는 말 까먹은 거 오늘이 처음이긴 한데 애인이 이거에 예민하다고 말한 적 있으니까..) 모르겠더라고..
그래서 당황스러웠지만 일단 둘 다 너무 고맙다고 말했고 케이크도 내가 아깐 너한테 뭐라 하기만 하느라 고맙다는 말을 잊었는데 사실 정말 감동이었고 데려다준 것도 진심으로 고마웠다고 진지하게 보냈는데 그냥 나는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좋아 이렇게만 답장이 왔어..
더 얘기하고 싶었는데 애인이 그 뒤로 자러갔어 다들 이 상황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아무 말이라도 좋아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