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고구마 피자글 못 쓴글이잖아 근데 나름 괜찮게 보이는거임 그래서 더 잘써달라했거든?
여자와 남자는 방금 배달된 고구마 피자를 함께 먹고 있었다. 여자는 한 입 베어 물던 피자를 천천히 씹으며 무언가 묘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뭔가 이상했다. 불길한 느낌이 스치듯 지나간 그녀는 옆에 앉아 있는 남자를 조심스럽게 바라봤다.
그런데 놀랍게도, 남자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고구마 피자를 한입에 넣고 아주 맛있게 씹고 있었다. 그녀는 잠시 당황한 얼굴로 남자의 모습을 지켜보다가, 입을 열었다.
"근데... 갑자기 생각난 건데," 그녀는 조심스럽지만 의심스러운 눈빛을 던졌다. "너 어렸을 때, 다섯 살 때였나? 고구마 먹다가 목에 걸려서 응급실에 실려 갔다고 했잖아. 거의 죽을 뻔했다면서. 그래서 그때부터 고구마 트라우마 생겨서 절대 안 먹는다고 하지 않았어?"
남자의 움직임이 순간 멈췄다. 그의 손끝에 들린 피자 조각은 허공에 멈춰 섰고, 얼굴엔 미세한 당황의 기색이 번졌다. 입 안에 머금은 고구마가 갑자기 그의 존재를 배신이라도 하듯 무겁게 느껴졌다.
"...그, 그건 말이야..." 남자는 머뭇거리며 시선을 피했고, 피자 한 조각이 그의 손끝에서 위태롭게 흔들렸다.
여자는 여전히 의심스러운 눈으로 남자를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 "그래서, 고구마 트라우마는 뭐야? 설정이었어?"
남자는 더 이상 변명할 말이 없다는 듯 꿀꺽 고구마를 삼키며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아... 그거... 예전엔 진짜 그랬는데, 지금은 좀 나아졌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