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 성향이 엄청난 회피형이고, 싸우면 그 때 바로 자기의 감정을 캐치를 못 해 그러다가 며칠 지나면서 그 싸웠을 때를 혼자 곱씹어 보고 자기 혼자 뒤늦게 자기 감정에 대해 결론을 내려 그리곤 나한테 이야기를 일절 안 해
근데 한 달 전쯤 크게 싸운 일이 있어... 그 때 애인 표정이 갑자기 짜게 식는 게 보였는데 그 날이 화근이었던 것 같아
처음에 말했다시피 얘는 그 날 이후로 혼자 그 날만 계속 곱씹고 있었던 거야
그랬더니 그 날이 생각날수록 나한테서 정이 떨어지고 사랑이 점점 식었었나 봐 그리고 혼자 회상하면서 혼자 계속 상처받고 그랬나 봐
그런데 얘는 회복된 척, 아무 일 없는 척을 한 거고 나는 당연히 우리 지금 괜찮다! 이렇게 알고 있는 상황이었고, 그러다가 며칠 전에 사소한 걸로 싸웠는데 그 때도 당연히 갈등 상황에서 얘는 회피했고
그러다가 나는 풀려고 만났는데 얘는 하루 아침에 갑자기... 나에 대한 사랑이 아직 남았는지 자기 마음을 모르겠다고 하더니(이것도 며칠 곱씹어 봐야 알겠다는 거야) 일단 지금은 모르겠는데 헤어지냐 계속 만나냐 둘 중에 지금 굳이 고르라고 한다면 헤어지는 게 맞겠다고 했어
계속 한 달 전에 크게 싸웠을 때가 생각나서 너무 힘들대... 권태기인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닌 것 같고 트라우마? 느낌인 것 같다고 앞으로 계속 만나도 나를 만족시키지 못할 것 같고 무섭다고 하더라고 매일 결혼하자고 하던 애였는데 사실 크게 싸운 그 날 이후로는 점점 나랑 결혼은 아니다 라고 생각했었다고 말하는데 진짜 뭔 사형선고 받은 마냥 가슴이 북북... 찢어지더라
그래서 나는 바로 너 없으면 난 안 될 것 같다 내가 앞으로 절대 싸울 일 없게 하겠다 울면서 잡았고 당장 다음날 부산 여행도 계획해놓은 상태라 우리 그러면 여행만 다녀오고 생각할 시간 갖자고 말했어
그랬더니 알겠다고 해주더라... 그리고 진짜 웃긴 게 그 날 그래도 같이 저녁 먹었어 평소처럼 데이트하고 손도 잡아주고 안아주기도 하고 뽀뽀도 해주더라
그래서 일단 여행 다녀온 상태인데 여행도 중간중간 눈물은 났지만 그래도 잘 다녀왔어 바다 보는데 갑자기 먼저 사랑한다고도 해줬어
이제 1월 1일에 만나서 이야기하기로 했는데 진짜 너무너무 불안하고 생각만 하면 슬퍼... 얘가 잡힐 가능성은 있을까? 내가 어떻게 해야 잡힐까? 진짜 내가 그냥 참을걸 괜히 싸워서 그래 이런 자책만 계속 하고 있어... 저 새끼가 개.회피형인 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