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다 어느새 시즌 후반부가 됐다. 2024시즌은 조형우에게 제대로 덤벼보지도 못하고 끝난 시간이다. 조형우는 "2군에서 준비를 잘했다고 생각했는데도, 콜업 돼서 올라가면 똑같은 것만 반복하고 있었다. 마지막쯤엔 스스로 너무 짜증이 나더라. 10점 차에 나갔는데도 공 잡는 게 부담되는 나를 봤다. 진짜 이러면 답이 없었다. 그냥 편하게 생각하자. 어차피 선발로 나가는 게 아니라면, 뒤에 나가니까 그냥 흐름을 이어간다고만 생각하자고 수차례 스스로 주문했다"고 고백했다.
팬들의 기대는 알고있다. 그래서 더 미안한 마음도 컸다. 조형우는 "팬분들의 관심은 감사하다. 저도 제가 잘해야 하는 것은 알고 있다. 그런데 제가 제 자신에게 맨날 지는 것 같다. 제 스스로 부담을 준다. 팬분들의 기대가 부담이 되는 것은 아니고, 그냥 제 자신이 문제였던 것"이라고 진단했다.
여기에 막강한 경쟁자도 생겼다. SSG는 이번 신인드래프트에서 강릉고 포수 이율예를 지명했다. 고교 포수 중 최고라는 평가를 들었고, 근래 보기 드문 강한 어깨를 지닌 최대어로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이율예는 마무리캠프에서도 고교생 답지 않은 에너지를 분출하며 시선을 한 몸에 받기도 했다.
조형우는 "처음에는 그런 신인이 들어온다고 해서 두렵기도 했다. 저보다 훨씬 잘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저보다 어린 선수가 상위 라운드로 들어오면, 저 또한 자극이 되고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동시에 들었다. 저도 이제 정신 차려야한다"고 웃으면서 "율예는 실력을 떠나서 마인드 자체가 벌써 신인답지 않다. 벌써 프로같은 면이 있다. 저도 그런 생각을 한지 얼마 안됐는데, 벌써 적응도 다 한 것 같고 대단하다"며 후배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상무 야구단에 지원했다가 탈락한 것도 적지 않은 충격이었다. 구단과 상의해 다음 시즌 재지원을 논의 중인데, 일단은 그에 앞서 뭔가를 보여주고 가겠다는 결심이 확고하다.
조형우는 "이제 진짜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이다. 무조건 잡아야한다. 지금까지는 무작정 '잘해야한다'는 생각이었는데, 그것 때문에 무너졌다. 이제는 계획을 세밀하게 세워서 간절하게 덤벼보고 싶다. 제가 잘할 수 있는 모습을 계속 이미지트레이닝하면서 스스로 동기부여가 되게끔 해야할 것 같다"며 2025시즌 자신의 모습을 머릿 속으로 수없이 그렸다.
형우 인터뷰보고 마음이 갈기갈기 찢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