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난 서른 넘었고
결혼했고 딸도 낳았어
내가 일찍 시집 갔지만 남편 잘 만나서
너무 좋은 사람 만나서 행복해
근데 내가 일찍 시집 간 이유 말해줄까?
엄만 다섯살때 돌아가셔서 없고
아빠는 평생 일을 안하셔
우리 친엄마는 살아 생전에 싸우고 울고
같이 안 산다고 나 데리고 머나먼
시골 외갓집 이모집 전전한다고
버스타고 어디 가는지도 모르고 따라다닌 기억이
내 친엄마 살아 계실적 기억이 다고
엄마는 나 이모집에 데려다 놓고
일한다고 일자리 구하러 다녀 오시다가
심근경색으로 쓰러져서 겨울날 길바닥에서
그대로 돌아가셨어
난 할머니집에 맡겨졌고
아빠는 그 이후로 새엄마를 두번이나
그러니까 장가를 두 번 더 가셨지
배다른 남매 (남동생 두명) 있고
나는 할머니댁에
아빠는 새엄마랑 새 자식들이랑 살았어
난 할머니댁에서 자랐지만
할아버지 주폭
술마시면 난동 부리면서
나더러 나가라고 물건 집어던지며
발로 차고 그러셔서
다섯살때 부터 내 삶은 불안이었어
그래도 내가 커서 대학교 까지 졸업하고
시집까지 간 건 할머니 덕분이야
근데
내가 잘 살고 내 형편이 나아지니
나를 가엾게 여기고 잘 해주시는 줄 알았던
고모는 점점 시기질투 하시고
날 험담하셔서 내가 상처 많이 받았어
세상에 믿을 사람 없어도
할머니랑 고모는 아니라고 생각 했는데
가족도 마찬가지더라
그래도 내가 이제 할머니 고모 없이도
내가 쉴 곳 있는 내 집
내 가족이 있는게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그리고
이제서야 나에게 다가오고 잘 지내고 싶어하는
아빠 새엄마
안타깝지만 나는 내 가족을 위해
아빠랑 배다른 남매 동생 등에 업어줄 수 없어
미안해
거리 둘 수 밖에 없고
고모도 손절 할거야
할머니?
할머니도 똑같다 생각 하지만
나이 드셔서 힘없고 가여워
그래도 키워주신 내 은인이니
할머니 만은 손절하지 않을거야
나는 그동안 내가 다 잘 못 하고
서운한게 있을때 이야기 하거나 티를내면
사람도 아니라고 그거 하나 이해 못 하니?
하는 취급으로
많이 위축 되었었지만
난 이제는 알아
내가 잘 못 된게 아니었고
내가 맞았지만
가족들이 내 감정까지 안아줄 여유가 없었고
그래서 덮으려고 나를 정서적 학대 했다는 거
그리고 거기에서
나는 나를 스스로 꺼냈어
이제 나도 나를 책망하지 않을거야
가스라이팅 당하지 않을거야
쓰레기 같은 가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