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그냥 아쿠아리움이 아니고 직원들이 다니는 통로있잖아 동물들 먹이주고 케어하거나 사람들 눈에 안띄게 전시장 뒤로 이동하는 그런 공간ㅇㅇ 백룸처럼 사람도 동물도 하나도 없는 공간을 어린 내가 혼자 하염없이 돌아다니다가 유일하게 한 동물을 마주쳤어
회색 새끼 물개하나가 엄청큰 철창에 갇혀서 나를 멀뚱멀뚱 쳐다보면서 꼬리로 바닥을 팍팍 치고있는거야 그래서 걔를 바라보다가 철창사이로 몸통도 만지고 꺼내줄라고 안간힘을 썼는데 철창이 자물쇠도 없고 그냥 열리지가 않는 하나의 쇳덩이로 되어 있더라고?? 결국 거기서 시간을 보내다가 꿈에서 깼어
한동안 그 꿈을 완전 잊고 살다가 초등학교 4학년 겨울에 그 꿈을 또 꾸게된거야 어릴때 꿨던 그꿈이랑 똑같은 장소에 모든 조명 습도 다 똑같았음 계절만 겨울로 바뀌어서 내가 패딩입은것만 빼고
6살때랑 똑같이 막 돌아다니다가 아이보리색 철문 하나를 열었는데 내가 어렸을때 꿈에서 봤던 그 철창이 있는거야 안에 물개도 똑같이.. 근데 그 물개는 나이를 먹어서 몸이 나만큼 커져있었음ㅠㅠ 그 컸던 철창이 걔한테 딱 맞는 사이즈가되었더라고.. 쇠창살도 다 녹슬어서 벌겋게 되어있고 걔가 너무 안쓰러웠어ㅜ 그래서 또 꺼내줄라고 안간힘을 쓰는데 갑자기 뒤에서 아빠가 오더니 내 어깨를 잡고 이제 그만하고 가야겠다, 하고 나를 이끌고 가는거야 그렇게 그 물개를 쳐다보면서 질질 끌려가다가 꿈에서 깸
딱 깨고나서는 내가 어렸을때 꾼 꿈이랑 연결이 안돼서 물개가 너무 불쌍하다는 생각밖에 안들었는데, 뭔가 기시감이 들어서 천천히 생각해보니까 내가 어릴때 꾼꿈이랑 완전 이어지는 거였더라고.. 나 기억력 진짜 안좋은데 그꿈은 진짜 생생하게 기억이남 6살때는 8월 한여름이었고 초4때 꾼 꿈은 겨울 12월이었어 그냥 연말되니까 그꿈이 갑자기 생각나서 주저리주저리 써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