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헤어졌는데 헤어질 때 난 계속 하고 싶어서 잡았는데 본인은 자기가 받은 상처가 너무 커서 더는 못하겠다는 결론을 내렸더라고(내 일방적인 잘못으로 헤어진 거 아니고, 의지 차이였어)
내가 당장 다른 사람 만나도 괜찮을 것 같아? 라고 뭉어봤는데 응...이라고도 했고 나 이제 안 사랑한다는 거지? 라고도 물어봤는데 똑같이 대답했어
심지어 나랑 헤어질 때 그냥 아무 감정도 안 느껴진다고 했었어... 눈물도 글썽이기만 하고 한 방울도 안 흘림
거기서 난 허탈해서 더 잡진 않았는데 어쩌다가(멍소리 진짜 미안해) 그 날 밤 같이 보내고 다음날 같이 밥 먹고 옷 구경하고 산책했어 나는 이게 아니란 걸 아는데 얘가 아직 좋으니까 그렇게 되는 거야
근데 내가 그 날 돌아오면서 ‘아 나 또 사고 싶은 거 있었는데 깜빡했다’ 하니까 ‘그래? 그럼 내일 같이 사러 가자’ 이래서 오늘도 또 만나서 밥 먹고 놀았어...
근데 인티에서 헤어진 애인이랑 친구 관계로 지내면 마음 남은 쪽만 비참해진다고 하는데 그게 진짜 무슨 말인지 딱 알겠더라고
손잡고 팔짱끼고 안고 심지어 뽀뽀도 받아 주는데 말투가 그냥 완전 친구고... 같이 있을수록 그 미세한 변화가 다 느껴지니까 너무 비참해지는 거야 내가
진짜 끊어내는 게 맞는 것 같은데 너무 힘들다
나 정신차리게 말 좀 해줘...
얘는 내가 뚝 끊어내면 아무렇지도 않아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