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객관적으로 보니까 내가 잘못한 것 같아

이성 사랑방에 게시된 글이에요   새 글 
연락 문제랑 말투 같은 걸로 다투다가 지쳐서 헤어졌음ㅜ

당연히 만날 땐 전애인이 잘못했다고 생각해서 엄청 몰아붙이면서 서로 힘들게 했는데 지금 정신이 딱 드네

생각해보면 처음엔 몰라도 나중엔 알바 다녀온다거나 운동 다녀온다 이런 것들도 다 미리미리 얘기해줬고 가기 전에 다녀온다고도 말해줬고 술 마시러 가서도 두세시간에 한번은 연락됐었어 초반에 제일 불만이었던 건 술 마시고 집 도착해서 연락 안 하고 잤던 건데 그것도 알람 맞춰가면서까지 고치려고 해줬었고...

근데 난 술 마시러 간다고 하면 그때부터 곤두서서 12시 넘어가면 자기 전에 연락했다는 둥 핑계대면서 전화 걸고...

애초에 내가 더 좋아해서 시작했던 관계라서 자꾸 사랑을 의심하고 얼만큼 좋아하냐고 맨날 물어보고 예쁘냐 귀엽냐 물어보고 불안해했어

나도 만나는 동안엔 힘들었지만 애인 입장에서는 정말 싫었을 것 같아 노력해도 만족 못하는 내가 정말 귀찮았겠지

난 애인이 회피+자유형이라고 늘 생각해왔는데 처음부터 내가 문제였다는 생각이 드니까 너무 괴롭다ㅎㅎ...

헤어진지(정확히는 차인지ㅜ)한달도 안 돼서 언젠간 연락 올지도 모른다고 희망 회로 돌렸었는데 내가 애인이라면 슬프긴 하겠지만 나같은 사람이랑은 다시 연애하고 싶지 않을 것 같아

헤어질 때도 전애인은 자기가 부족해서 내 행동이 너한테 못 미쳐서 미안하다 이런 식으로 말해줬는데 난 참 별로인 애인이었네 물론 헤어지고 나서 내가 스트레스 받던 시간들이 좀 미화된 것도 있겠지만... 여기까지 생각이 드니까 너무 괴롭다

말투도 그냥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었던 건데 늘 예쁘게 말해달라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말아라 이런 식으로 피곤하게 했어 돌아보니까 관계를 망친 건 전부 나였어 늘 전애인 마음을 의심하고 끝도 없이 물어보고 싸우고 다투고

정말 우울해지네... 그냥 이젠 놓아주는 게 서로에게 좋겠지? 전애인한테 미안해서라도 기대조차 못 할 것 같아...

[익인1]

나보는거 같네ㅠㅠ 그래도 너무 자책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글쓴이]

고마워... 나 사실 연락 다시 오려면 노컨택 같은 거 해야된대서 막 찾아보고 그랬는데 그럴 필요도 없는 것 같아
내가 전애인이라도 너무 후련하고 내가 없는 지금이 더 나을 것 같아서~
사실 글 쓰는 동안 재회는 이제 사치고 마지막으로 전화로 미안했다고 얘기해볼까 싶었는데 그것도 미안한 일일 것 같지? 그냥 조용히 잊혀져주는 게 최선인 건 아는데 정말 울컥한다 내가 최악인 사람이었다는 게

[익인1]

나도 둥이랑 상황이 비슷한데 처음엔 다 내 잘못같고 내가 그때 안그랬다면 하면서 후회도 많이 했어. 근데 100퍼센트 한쪽만 잘못한건 없다고 생각해 너의 애인도 너한테 힘들게 한 부분이 당연히 있는거고 서로 안맞았던거 뿐이야 난 뭐든 해봐야한다는 주의라 노컨택… 참지도 못했고 그냥 전화해서 완전히 이별할 수 있었어
재회해서 안맞고 나에게 실망한 부분은 맞춰갈수 있다고 생각해.. 힘들겠지만 잘 이겨내길

[글쓴이]

둥이 말이 맞아 우리 참 안 맞았던 것 같아 그럼 서로 맞춰나가려고 노력했어야 했는데 난 무작정 내 기준에 전애인을 맞추려고만 했어 바보 같이ㅜ
좋아하는 만큼 풀어주고 놔줬어야 했는데 집착하고 옥죄였네 그게 참 후회스럽다~
둥아 답변 길게 써줘서 고마워 서로 편하려면 내가 내려놓는 것밖에 없는 것 같네!

[익인2]

미안했다고 내가 너무 몰아부치고 이해 못해준거 같다고 말해주고 싶을 정도네

[글쓴이]

ㅠㅠ 그치... 사귈 땐 참 스트레스 받았는데 모든 게 내가 더 좋아한다는 자격지심에서 뻗어나왔다는 걸 깨달았어
둥이가 내 마음을 대신 전해줄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미안했다고 사과하는 것조차 그 사람한테는 부담일 것 같아서 답답하고 울고싶네
아침에 카톡으로 잠깐 전화 괜찮냐고 묻는 것도 불편하게 만들기만 하는 거지?

[익인2]

그냥 딱 할말만 보내는게 나을수도 있을거같아 거절당할까봐.. 그땐 나도 어렸고 지나보니 별거 아닌걸로 너무 힘들게 한거같다고 미안했다고 얘기해줘

[글쓴이]

응 고마워 둥아! 덕분에 생각정리 됐어 내가 잘못했으니까 더 부담주고 싶지 않고 그냥 씹히더라도 괜찮다는 생각으로 사과만 하고 물러나보려고

[익인2]

응응 많이 노력해주고 나한테 맞춰줘서 고마웠다고도 얘기해줘 화팅

[익인3]

연인 관계에서 헤어짐은 크게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보면 돼
위 사연에도 나와있듯이 쓰니가 더 좋아해서 시작한 관계인데 상대에게 그 기준을 계속 요구하고 불안해하고 서운해하면
애인은 에너지가 없어지고 스트레스가 쌓여서 결국 헤어지는 거지

[글쓴이]

맞아ㅜ.. 알려줘서 고마워 둥아
헤어지고 생각을 정말 많이 해봤는데 안 맞는 성격+내쪽이 더 많이 좋아함 때문에 상대방을 들들 볶은 것 같아ㅎ.. 그러지말걸
지금 헤어진지 일주일 정도 됐는데 생각정리 더 하고 미안하다고 카톡 남겨보려고 해...
안 읽든 씹든 어쩌든 이렇게 떠나보내면 후회가 남을 것 같아서ㅜ

[익인4]

오마이갓 진짜 내 얘기네..
나도 애인이 회피형이라고 생각해서 엄청 답답해 했는데 헤어지고 우리 싸웠을 때 톡내용 보니까 애인은 생각 좀 하고 온다고 했는데 내가 계속 무슨 생각 자꾸 회피하지 말라고 1-2분 간격으로 닦달했더라고 ㅋㅋㅋ 지칠만 해.. 별의 별 억까도 하고.. 헤어지니까 객관적으로 보이더라고..

[익인5]

나 둥이랑 정말 똑같았는데 한 달 뒤에 내가 먼저 연락해서 사과하고
염치없게 붙잡기까지 했어...ㅠㅋㅋㅋ
원래는 둥이랑 정말 똑같은 생각이었어 내가 그 애 인생에서 사라져줘야하는 최악의 사람이 된 것 같았는데도 붙잡아서 전애인 더 힘들게 만들었어 나는 끝까지 나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사람임ㅠㅠ

시간을 되돌려서라도 잘해주고 싶었는데 그나마 좋게 헤어졌던것조차 내 손으로 망쳤어
여한(?)이 없다 정말... 걔도 나랑 헤어지고 해방감 느꼈을텐데 지금 붙잡는거 보고 징그럽고 질릴듯...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