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빠 얘기라서 말해보는 건데..
진짜 아주 어릴 때 초4,5정도 됐을 때인데
계속 집안 분위기는 안 좋았었어...
그 날 아빠가 엄마한테 라면 끓여달라고 해서 끓여 주셨고
아빠 먼저 식사 중이셨는데
라면이 안 당겨서(아빠만 드시고 싶어하셨거든)
저는 오늘 라면 안 먹을게요
좋게 말씀드렸는데 갑자기 식기류?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는 거야
아빠가 젓가락 던지는 소리였더라고
그래서 엄마가 또 주섬주섬 주우시는 게 내가 방에 있는데도 다 느껴지는 거야
그 때 이후로 아빠 경멸하고 혐오하고 지금도 결혼에 대한 환상도 남자에 대한 믿음이 사라지더라...
그런데 제일 충격은 아무렇지 않게 첨언하나도 하지 않고 주워다 주시는 엄마 모습이 너무 처량하고 비참해보여서
엄마는 아무 생각 없어 보이셨고
그래서 그 이후로는 난 못 참겠다는 생각에 결혼 생각 사라졌어...
(추가 설명하면 할머니,할아버지가 돈이 없으셔서 거의 짤리기 직전인 아빠가 다 돈을 충당하는 상황이었는데 할머니가 쓰러지시면서 매달 몇백씩 들어가는 상황이라 아빠가 객기를 부리셨던 기간인 듯..)
길어서 미안하지만 그래도 들어줘서 고마워
털어 놓으니까 너무 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