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엄마 젊었을 때(20대 초반/지금으로부터 35년 전쯤) 외할머니집에서 출퇴근을 했었는데, 그 날 밤에 타자 칠 게 있어서 이모랑 같이 일하다가 사랑방에서 잠들었대. 여름이라 대문 + 방 문 다 열고 그냥 모기 뜯기면서 자고 있었는데, (원래 여름에는 다른 집도 다 대문 열고 자고 했다고 함 ㅇㅇ) 새벽에 자다가 다리를 쭈욱 뻗는데 발 밑에 뭐가 툭 차이더래. 보니까 발밑에 사람 하나가 서있었던 거ㅇㅇ 그래서 움찔 하니까 그 사람이 엄마 입을 손으로 막았는데 걍 젖먹던 힘 끌어다가 그 사람 손을 엄청 세게 무니까 그 사람이 줄행랑 친 거. 그리고 며칠 뒤에 범인을 찾았는데 어떻게 찾았는줄 앎..? 멘탈 털린 와중에 개 짖는 소리 듣고 마지막으로 개가 짖는 집이 어딘지 파악을 한 거야. 시골 오래 살다 보면 개 짖는 방향이랑 소리 듣고 누구 집인지 다 안다 하더라고. 그래서 대충 이 집 아니면 이 집이겠거니 하고 예상만 때려놓고, 신고하고 난 뒤에 확정 지은 방법은 그 사람이 엄마 입 막았을 때 손에 굳은살이 박힌 딱딱한 손이었대. 그 두 개로 범인 잡은 거.. 무섭고 멘탈 나간 와중에도 정신 잡고 개 짖는 소리 파악한 거랑 굳은살 기억해낸 게 넘 신기해
2. 그리고 결혼해서 나랑 오빠 낳고 30대 중~후반쯤 ATM기에서 돈 뽑아서 세는데 엄마가 지폐 세는 속도가 엄청 빠른데 지폐 하나가 유독 손끝에 닿는 촉감이 이상하더래. 그래서 이거 뭔가 이상하다 하고 경찰 대동해서 은행 기계로 확인했는데 첨에는 위조지폐 아니라고 했는데 나중에 세밀하게 관찰해보니까 위조지폐 맞았던 거. 그래서 은행에서 역대 동전, 지폐 같은 거 정리돼있는 책 같은 거 선물해주고 뭐 이랬던 것 같음ㅋㅋ 우체국에서 일하는 엄마 친동생(이모) 피셜 기계도 못 잡는 걸 어케 발견해서 오냐고 신기해했다던,,, 벌써 20년 전이니까 그땐 기계도 엄청 세밀하진 않았겠지만
무튼 방금 잠 안 와서 엄마보고 썰 풀어달래서 들은 얘기임 ㅋㅋㅋ이거 말고도 시골에서 있었던 스산한 얘기 몇 개 더 들었음 재밌다 이야기보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