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했던 학교 선배 소개로 만났고 아직 오래 만나진 않았지만 둘 다 20 중후반이라 연애 시작하기 전부터 결혼을 전제로 하면 좋겠다는 얘기를 많이 나눴었어
그리고 사귄 뒤로 미래에 대한 얘기나 진지한 계획을 자주 나누게 됐는데 둘 다 서른쯤에는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대화는 잘 되는 편이야
문제는 학교 선배가 입이 무거운 타입이 아니라.. 애인이 장애 있는 가족이 있다는 걸 알게 됐어 내가 듣고 놀라니까 너네 결혼 얘기 편하게 한다고 해서 알 줄 알았는데 자기가 말실수 했다고 사과하길래 일단 애인한테는 못 들은 걸로 하겠다고 했어
그러다가 며칠 전에 애인이랑 서로 비밀 하나씩 얘기하자 이런 얘기가 나와서 내가 내 형제 중 한 명이 부모님이랑 손절한 거에 대한 얘기를 했어
갑자기 무거운 얘기하게 돼서 미안한데 언젠가는 해야 할 얘기라 이 기회를 빌려서 얘기하게 됐다고 형제 언급할 일 있을 때마다 얼버무리기도 힘들어서 그냥 얘기하는 거라고 했는데
애인이 이해한다고 자기도 쉽게 말하기 힘든 가정사가 있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뭔지 물어봐도 되냐고 하니까 엄청 고민하길래 내가 나한테는 말하기 힘든 거야? 이러니까
애인이 우리가 진짜로 결혼하게 된다면 그때 가서는 말하지 않을까? 이러더라고.. 진짜 결혼 계획을 세우고 그럴 때쯤에 할 거라는 얘기 같은데
나는 그때 가서 얘기하는 건 너무 늦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 만약 진짜로 아무것도 몰랐다가 결혼 얘기 진지하게 나오기 시작했을 때 이 사실을 알게 됐다면 훨씬 더 혼란스러웠을 거 같은데 내가 이상하고 못된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