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이랑 나는 과동기구 CC로 시작해서 둘 다 같은 대기업으로 왔어 내가 1년 빨리 입사했구
근데 난 출산 생각도 없고... 현재를 중요시하는 타입이라 이왕 취업한 거 돈은 내 인생, 내 노후 걱정 안 될 정도로만 대비해두고 지금을 즐기고 싶거든
지금을 즐긴다는 게 막 YOLO~~~ 이런 게 아니고 경력 다 버리고 딴 곳으로 신입 이직을 하고 싶은 거야 그냥ㅠㅠ 이 업계도 안 맞고 대기업 특유의 조직문화도 안 맞아
근데 애인은 이왕 대기업 온 거 허리띠 졸라매고 돈을 얼른 모아서 더 높은 계층으로 가고 싶나봐
나 보고 대기업 버리고 경력 다 버리는 게 말이나 되냐고 연봉상승률 복리인 거 생각해보면 인생 다 합치면 말년엔 동기들이랑 돈 차이가 꽤 날 거래 그러면서 나보고 경력이직을 준비하래
근데 경력이직 사실 말도 안 되잖아 업계 옮기면서ㅎㅎ...
그냥 난 대학생 때부터 자유롭게 살아오고 쉬고 싶으면 1년 휴학 때리고 진짜 아무것도 안 하고 푹 쉬다 오고 그런 삶이었거든
그에 반해 애인은 군대 가서도 2년 아깝다고 2년 계획 세워서 이땐 무슨 공부, 이때 이거 해서 돈은 얼마 모으고 복학 전까진 이거 이런 계획을 싹 다 세우는 타입이었어
얘 j 98이고 나 p 95임
그리고 사실 애인은 지방에 살다 대학 오면서 상경했구... 나는 어렸을 때부터 교육열 쎄고 엄마들 치맛바람 센 지역에 살았어서 이젠 정말 쉬고 싶거든... 명문대 대기업 클리어 했음 됐지 이젠 정말 경쟁하고 싶지가 않아 내 인생을 살고 싶어
근데 애인이 자기 말론 자긴 입시가 뭔지도 모르는 지역에서 살아서 이런 세상이 있는지 몰랐다면서 이런 경쟁이 즐겁대 빨리 더 많은 걸 성취하고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싶대
사실 지금 장기연애 중 아니었으면 난 진작 퇴사하거나 이직 준비했을 텐데...가장 가까운 사람이 이런 타입이니 뭔가 나도 계속 끌려다니면서 내 인생을 못 살고 있는 느낌?
얘랑 사귀면서 내가 계속 정체돼있는 기분이야...ㅠㅠ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