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짐을 결심했던 적이 있었는데 내가 결정을 정말 신중하게 내리는 편이라 혹시 나중에 후회할까봐
헤어지지 않고 어렵게 인연을 유지했는데 그러다보니 내 안에 응어리가 생겨서 상대방을 오랫동안 힘들게 했어
나 혼자 열내고 상대방은 그걸 풀어주려고 나름의 최선을 다 하는.. 무려 한 달을 그렇게 지냈는데
내가 상대방한테 잘못하고 있다는 걸 알았지만 그래도 나는 내가 그렇게라도 하는 게 인연을 유지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 하고 있는 중인 줄 알았어
내가 가까스로 응어리에서 풀려났을 때에는 이미 상대방은 내 밑바닥을 봐서 더 이상 나와의 미래를 꿈꾸지 않더라구.
결론적으로 나는 혼자 열 내고 상대방은 그걸 한 마디 항변도 없이 다 받아주고 그러다가 결국 마지막에는 내가 차였는데
관계에 미련 없이 떠나갈 수 있는 승자는 다 받아주었던 쪽이더라.
헤어진 지 두 달이 되었는데 아직도 나는 내가 남에게 밑바닥을 보여주었다는 게 너무 부끄럽고
분명 잘못은 그 애가 한 거지만 내 서운함을 군말 없이 받아준 전애인이 나에 비해 어른스러웠던 것 같아서 쪽팔리고..
무엇보다 내가 너무 큰 상처를 준 것 같아서 미안해..ㅠ 그 아이는 내게 정이 다 털려서 이제 나에 대해서 아무 생각이 없고 나한테서 해방됐겠지만
나는 혼자 뒤에 남겨져서 아직도 미안해하고, 미안해서 그리워하고 있어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