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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지난해 동결 은혜는 잊은 것일까.
KT 위즈와 강백호의 연봉 협상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전지훈련 출국이 코앞인데, 쉽게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KT 프랜차이즈 스타 강백호가 얼마의 연봉을 받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프로 데뷔 후 우여곡절이 많았던 스타. 그만큼 연봉도 오르락 내리락이었다.
프로 5년차 최고 연봉을 찍으며 승승장구했다. 2022 시즌을 앞두고 찍은 연봉이 무려 5억5000만원이었다.
문제는 2022 시즌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62경기 타율 2할4푼5리, 6홈런, 29타점에 그쳤다는 점이다. 연봉 대폭 삭감이 불가피했다. 하지만 강백호는 자존심을 언급하며 버텼다. 스프링캠프 출국도 제 때 하지 못했다. 보통 이럴 경우 팬들은 선수 편을 들기 마련인데, 당시 팬심은 냉정했다. 제 아무리 스타라도, 보여준 것 업이 연봉만 요구하는 건 프로의 자세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결국 강백호는 거의 절반이 깎인 2억9000만원에 도장을 찍고 뒤늦게 전지훈련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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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골치가 아파진 건 절치부심 준비한 2023 시즌도 망쳤다는 것이다. 2022 시즌과 별다를 게 없었다. 71경기밖에 뛰지 못했다. 또 대폭 삭감 분위기였다. 하지만 KT는 프랜차이즈 스타에 대한 예우를 확실히 했다. 연봉 동결 결정을 내려준 것이다. 엄청난 파격이었다. 다른 선수들과의 형평성 문제를 제쳐두고, 강백호 살리기에 나섰다.
초강수는 성공으로 돌아왔다. 강백호가 부활했다. 지난 시즌 144경기 전경기를 뛰며 타율 2할8푼9리 26홈런 96타점을 찍었다. '천재' 소리를 듣던 때 보여준 3할 중반대 고타율은 아니어지만, 어찌됐든 2년의 지독한 부진을 뚫고 살아날 기미를 보였다는 자체에서 의미가 있었다. 확실히 화끈한 스윙을 하는 강백호는 상대팀에 압박을 줄 수 있는 카드임을 증명했다. 또 고교 시절 후 본 적이 없던 포수 포지션을 깜짝 소화하며 팀에 공헌한 점도 높게 평가받아야 할 부분이다.
연봉 인상 요인이 확실하다. 선수도 지난 2년간 추락했던 자존심을 연봉으로 만회하고 싶은 마음이 클 것이다. KT도 강백호가 예비 FA 시즌을 맞이하는만큼, 어느정도의 프리미엄을 고려해 연봉을 책정하려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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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연봉 합의 소식은 아직이다. 대신 들리는 얘기는 강백호가 원하는 액수와 구단이 생각한 액수 사이 간극이 엄청나다는 것이다. 강백호는 연봉이 어느정도 인상되면 FA A등급이 될 확률이 매우 높다. 어차피 A등급이 될 거라면 최대한 많은 연봉을 받고 싶다는 전략을 짤 수 있다. 하지만 그것도 어느정도 선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 강백호측이 요구하는 금액은 파격을 넘어 '헉' 소리가 나는 금액이라고 한다.
프로 선수는 잘 했으면 보상을 요구하는 게 당연한 직업이다. 하지만 그것도 팀의 연봉 시스템을 무너뜨리지 않는 선에서 이뤄져야 한다. 특히 강백호의 경우 지난해 구단으로부터 '은혜'를 입은 케이스다. 자신도 지난해 성적에 대한 인정은 받으면서, 어느정도 양보하는 자세도 취해야 그게 진정한 프로다. 한 시즌 다시 잘했다고 또 연봉 잡음이 나오면 좋지 않은 이미지가 만들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