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점심시간에 점심 먹고 약간 시간이 남아서 회사 근처 산책을 했거든?
근데 근처에 신책로가 있는데 거기서 엄마 또래 되시는 분들께서 사진을 찍으시길래 난 별 신경 안 썼거든?
근데 그 분들이 갑자기 날 부르더니
"아가씨 혹시 사진 한 장만 찍어줄 수 있을까"
그러시길래 거절하기도 애매해서 그냥 대충 찍어주고 말아야지 싶기도 했고 애초에 내가 사진을 잘 찍지 않아서 말 그대로 사진만 찍어줘야지 싶어서 사진만 딱 찍어주고 갈 길 갔거든?
근데 누가 들어도 다 들리게
"사진이 이게 뭐야 역광에 얼굴이 하나도 안 보이네 조졌네"
이러고 배경에 이게 나오게 찍었어야 한다는 둥 그러는데 솔직히 난 그런거 신경쓰는 편이 아닌데 나 들으라고 한 소리를 내가 들어서 오늘 하루 기분 잡쳐버림
내가 뭐 대충 찍는다곤 했지만 나름 수평은 맞췄거든
근데 내가 역광에 얼굴이 잘 나오는지까지 신경쓰진 않았고 그런거 잘 몰라
아니 솔직히 부탁하는 걸 거절하지 않고 들어준 것만으로도 고마운 거 아님?
근데 고맙다는 말 한 마디 없이 그런 소리를,,, 참나 그 소리 듣자마자 속으로 길가다 확 자빠져버려라 라고 생각만 했다
내가 이래서 길가다 누가 말 걸까봐 항상 버즈끼고 다니고 누가 말 걸어도 최대한 못 들은 척 하는데 하필 오늘 버즈를 안 가져와서..ㅂㄷㅂ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