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10년 전 이야기임
거기가 원래 되게 어두운 골목+폐공장 이런 곳이었는데 개발 돼서 도로로 바뀌었음그래도 근처에 아무것도 없으니까 도로 있어도 차가 많이 안 지나다니는 곳이었는데
거기가 친구 집에서 우리 집까지 지름길이었음
밤 10~11시 정도였고 그 도로 통해서 집 가는 길이었는데
도로 옆에 차가 한 대 세워져있었음
근데 뭔가 좀 쎄하더라고
암튼 거기가 도로였어도 신호등 가로등도 제대로 안 돼있고
엄청 어두웠음
그래서 그런가 좀 무서웠음
아무튼 그 차 지나쳐서
횡단보도로 딱 건너려는데 갑자기 그 차가 진짜 빠르게 달려오더라고
드라마에 나오는 순간처럼 그 라이트 조명 빡 다가오면서
허옇게 불빛말고 아무것도 안 보이고
어? 당연히 멈추겠지? 이런 생각 드는데 안 멈추고 계속 달려오는 그런 느낌
순간 몸이 굳었는데 다행히 내가 뒤로 몇 발자국 물러났어
어느 정도로 찰나였냐면 그때 겨울이라 패딩 입고 있었는데
패딩에 차가 살짝 스쳤을 정도였음
근데 그 스치는 순간에 운전자랑 창문으로 눈이 딱 마주침
어두워서 뭐 제대로 보이지도 않았는데
그냥 눈이 마주쳤다는건 느낄 수 있겠더라
실수였든 어쨌든 사람을 칠 뻔 한 건데
뭐 차 세우지도 않고 멈칫조차도 안하고 그대로 그냥 쌩 가버림
근데 진짜 어이없는게 거기서 차를 세우고 서있으면서
지나가는 나를 못 봤을리도 없는데
재촉하는 차도 없고 사람도 없고 신호도 없는데
내가 지나갈 타이밍에 굳이 그렇게 속도를 내면서 달려가야했나
이런 생각이 자꾸 들면서 그때가 너무 찝찝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