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故 오요안나씨에 대한 '직장내 괴롭힘 의혹' 사건을 대하는 입장과 태도는 매우 실망스럽고 비난받아 마땅하다.
지난해 9월 고인의 죽음 이후 MBC는 자체 진상조사를 하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MBC뉴스에 나와 대중들에게 날씨를 전해오던 동료가 극단적 선택을 했는데 부고도, 기사 한 줄도 없고 자체 진상조사도 하지 않았다는 게 과연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최근 의혹이 보도된 이후 MBC는 반성도 사과도 없었다.
고인의 핸드폰에서 직장내 괴롭힘을 호소하는 유서, 녹음, 카톡대화 등이 발견된 즉시 MBC는 진솔한 반성과 사과를 하고 자체 진상조사에 착수했어야 마땅한 일 아닌가?
"유족들이 요청하면 진상조사에 착수하겠다"는 MBC의 입장은 기가 막힌다. 의혹이 알려진 즉시 MBC가 진상조사에 착수하는 것이 직장내 괴롭힘으로 고통받다 세상을 등진 오요안나 씨에 대한 최소한의 인간적 도리 아닌가?
한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한 직장내 괴롭힘 의혹을 두고 MBC가 문제를 제기하는 측을 향해 '정치적 음모'로 몰아가는 행태는 도저히 용납하기 힘들다.
MBC는 "이 문제를 'MBC 흔들기' 차원에서 접근하는 세력들의 준동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고 했다.
진실을 밝히고 회사와 가해자가 책임져야 할 일을 'MBC 흔들기'와 '준동'으로 규정하는 것이야말로 '입틀막하려는 정치적 음모' 아닌가?
MBC는 어떠한 비판도 해서는 안 될 성역인가?
MBC가 해온 보도들은 ‘흔들기’와 ‘준동’이 아니고 MBC에 가하는 비판은 ‘흔들기’와 ‘준동’이라는 이중잣대는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가?
보도에 따르면 MBC는 "고인의 생전 대화나 업무내역 등 확인을 거쳤다. 고인의 명예를 위해 반론 등 대응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고 한다.
조사 착수도 안했다더니 무슨 조사를 어떻게 했다는 것인가? 고인의 명예를 위해 고인에게 불리한 사실을 공개하지 않고 봐주고 있다는 것인가?
아주 교묘한 말장난으로 2차 가해를 하고 있다.
MBC의 진실은폐, 면피, 위선과 이중성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
그동안 직장내 괴롭힘에 대한 MBC의 수많은 보도들은 다 무엇이었나?
이러고도 MBC 스스로 진실을 보도하는 방송이라고 자부할 수 있는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라.
더도 말고 MBC 방송에서 준엄하게 들이대던 ‘직장내 괴롭힘’ 잣대를 스스로에게 대보라.
정치를 하면서 방송사에 수도 없이 가봤다.
거기에는 어느 노동현장 못지 않게 심각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이중구조, 노동의 양극화 문제가 있다.
13개 지상파 방송사의 종사자는 2021년 13,827명, 그 중 비정규직은 9,199명이라는 조사 결과가 있다. 또 방송 비정규직 노동자 10명 중 7명이 직장내 괴롭힘을 경험했다는 조사도 있다.
노동시장의 문제를 보도하기 전에 MBC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고 문제를 고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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