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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 사랑방에 게시된 글이에요   새 글 

내가 실용음악과였거든? 난 보컬 전공이었고 걔는 기타 전공이었는데, 나보다 한 학년 아래였음.

뭐 때문이었는진 모르겠는데 무튼 합주 할 일이 있어서 학교 경비 아저씨 퇴근하시고 건물에 갇혀서 밤새도록 합주 연습 한 날이 있었어

근데 얘가 잘생긴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키가 크지도 않고 진짜 평범한 애였는데

여자 보컬들 돌아가면서 노래 부르다가 내 차례 돼서 부르는데, 부르는 도중에 눈이 마주쳤는데 나를 정확히 쳐다보고 엄청 해맑게 웃으면서 연주를 하고 있는 거야

그래서 순간 나도 뭔가 찌릿해가지고 웃으면서 노래 부르다가 마무리 됐어


그러고 나서는 그냥 지나가면 인사만 까딱 하고 걔는 후배니까 안녕하세요! 하고 지나가는 그 정도의 사이로 지냄

그러다가 학교 뭐 단합 때문이었나.. 근처에 식당 빌려서 실용음악과 애들 다 같이 모여서 식사하고 술먹고 했는데

걔가 희한하게 내가 담배피러 나갈 때마다 따라 나오는 느낌인 거야

걔랑도 친하고 나랑도 친한 선배 있길래 달려가서 같이 얘기하고 담배 피다가 걔도 슬쩍 옆에 와서 붙더니

그 선배가 막 나보고 어 너 빠른년생 아니냐, 그냥 얘랑 친구 먹어라 하면서 농담 하니까

아 뭐야~ 그럼 동갑 아니에요? 하고 반말해도 되냐면서 장난치던 게 딱 처음 말 섞었던 거였음


그 이후로 뭐 자주 마주치진 않았고 나도 학교 졸업하고 이러면서 아예 먼 사이가 되어버렸는데

멀쩡하게 연애 여러 번 잘 해왔고 시간도 많이 지났는데 뭔가 .. 묘하게 걔랑 나 둘 다 몇 번 마주친 적 없지만 서로 마음에 들어했던 게 느껴져서 문득 한 번씩 생각남.

뭣보다 내가 잘생기고 키큰 것도 아닌데 반해보는 경험을 처음 해본 애가 걔라서 더.. ㅎ 이름도 제대로 몰라서 찾을래야 찾을 수 없는 애가 됐음



 
익인1
와 나도.. 이런 사람있어 계속 생각남.. ㅠ
2개월 전
글쓴이
뭔가 둘 다 용기 없고 머뭇거리기만 하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멀어진 느낌이라 괜히 아쉬워서 생각나는 듯. .
2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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