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한테 애인은 결혼을 한다면 이런 사람이랑
하고 싶다의 표본이었어
내가 집안일로 좀 시끄러운 일이 많은데
애인 덕분에 버틸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나한테 엄청 힘이 되고 행복이 되는 사람이었거든
나는 성인이 된 이후부터 본래의 가족과 부모의 영역은
점점 나의 중점에서 멀어지고
내가 이루고 가꾸는 가정과 인간관계의 영역이
또 다른 가족이자 내 사람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어
(물론 부모와 본래의 가족이 소중하지 않다는 건 아니야)
근데 애인은 지금도 본인의 가족과 부모가 1순위고
결혼을 한 이후에도 이건 변치 않을 거 같대
결혼이 현실이 되고 그때가 되면 다를 수 있겠지만
저 말이 나한텐 너무 충격인 거야
애인이 말은 저렇게 했지만 나를 위해
직장도 옮기고 우리집 근처로 이사까지 왔거든
본가도 한달에 1~2번 정도 가고 나머지 여가 시간은
다 나랑 시간 보내고 그렇게 할 수 있게끔 본인이 노력도 해
근데 저런 말을 직접 듣게 되니까
나를 위해 하는 행동들이 너무 가식처럼 느껴져
그러니까 마음도 점점 식고
곧 기념일이라 다음주에 여행도 가
원래 이벤트처럼 케이크도 주고 그러려고 했는데
마음이 식어서 그런가 의욕이 확 꺾인 거야..
근데 지금 내 현실 속 도피처는 애인이거든
그래서 당장 헤어지질 못 하겠는데
이런 상황이라도 원래 이벤트 하려던대로
준비하고 그러면서 마음을 다 잡는 게 맞는 걸까?
아님 그냥 명목상 여행만 다녀오고
마음 정리 하는 게 맞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