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 물려주면 어린시절 외로움이 다 해소가 되나?

우리집 부모님이 몇십년을 쉬는 날 없이 일해서 우리는 가족끼리 어디 여행을 같이 가본적이 없다? 

새벽에 출근하고 저녁에 들어오셔서 어릴때부터 케어는 다 친척이 해주거나 알아서 챙겨야 했고 

어릴때 친척이 내가 배고프다고 하니까 알아서 으라고 한게 아직도 기억이 생생해 

털털한 동생은 부모의 애정보다는 밖으로 돌면서 친구들을 많이 사귀면서 애정결핍을 충족했는데 

난 동생이랑 달리 성격도 예민해서 자존감도 낮아지고 10대때는 조금 사회 부적응이라 친구도 거의 없어 

물질적으로는 부족하지 않았어도 항상 애정에 굶주렸어 

성인 되고는 무덤덤해지기는 했지만 뭔가 근본적인 외로움이 항상 있어

부모님이 열심히 일하셔서 물론 재산은 좀 돼. 아파트도 하나 증여 받았고 

근데 이번 설에도 가족끼리 어딜 가는게 아니라 엄마는 엄마대로 아빠는 아빠 대로 친구 만나서 놀겠다는 거야 

너무 서운해서 우리는 어릴때부터 가족여행 한번 간적없으면서 이럴때 조차도 친구만나러 가냐고 막 뭐라고 했는데 

내가 바란건 그냥 미안하다, 조만간 가족여행 한번 가자 이런 빈말 이라도 해주길 바랬는데 

엄마는 '그렇게 일해서 너희 아파트 하나씩 줬잖아 이제와서 뭐 더 어떻게 하라는 거야' 이러는 거야 

나 진짜 너무 서운해. 아파트 줬으니까 내 외로움은 다 보상이 된거야? 내가 느끼는 이 외로움과 삶에 대한 허무함은 가시지를 않는데 

지인들 보면 생활비 빠듯해도, 쉬고싶어도 자식 경험을 위해서 주말마다 꼭 어딜 가주고 

정서 케어해주고 이런거 보면 너무 부러워. 나도 저렇게 컸으면 친구도 많고 결혼도 하고 내 가정 꾸릴 수 있었을까 

난 왜 아직도 부모 사랑에 목말라서 이렇게 서운할까... 

[익인1]

궁금한거 있음 그럼 정서적케어 vs 금전적케어, 정서고름??

[글쓴이]

너 T야? 세상 모든일이 VS로 하나만 고를수 있는게 아니야

[익인1]

T는 맞고, 뭔 말인지는 아는데 걍 궁금해서 물어봄 그래서 뭐 골라?!

[익인2]

솔직히 말하면... 배가 불렀네 싶어... 그 돈으로 네 가정을 직접 꾸려서 살아도 충분할거같은데

[익인3]

22ㅋㅋㅋ

[익인3]

엄마가 말은 좀 모질게 했지만 나라면 해소 안되어도 일단 너무 감사함ㅋㅋㅋㅋㅋ아파트라니.. 솔직히 배불렀음

[익인3]

연민에서 빠져나올때가 되었어

[글쓴이]

감사하지 너무 감사하고 평소 사이도 좋은데 몇년에 한번씩 이 감정이 튀어나올때가 있어 지금 그 시기라서 주체가 안된다 그냥 일하다가도 출근하다가도 멍해지고 우울해져서 그래 ㅠ

[익인4]

ㄴㄴ 안됨...
여긴 부모가 집없는 사람도 많아서 공감 못할껄

[익인4]

가정 가족이 왜중요한데 돈이면 다되나 ㅋㅋㅋ

[익인5]

아니 이제라도 여유가 생겼으면 가족 돌아볼 수 있는 거 아니야?? 난 가족이랑 많은 시간 보냈는데 이게 얼마나 평생 가고 좋은 추억인데 이제라도 제발 추억 좀 쌓아보자구 해 먼저 제안해봐 ㅠㅠ 엄마아빠랑 추억 쌓아보고 싶다구 나중에 생각하면 너무 행복할 것 같다고

[글쓴이]

먼저 제안은 엄청 자주해 주말에 뭐 먹으러 가자, 연휴 길때 해외는 못가도 가까운 부산이나 경주라도 가족여행 가자. 근데 다 거절해 귀찮다고. 그러면서 본인들 동창회, 친구 모임 이런데는 또 각자 가시니까 화나더라구. 진짜 시간이 없는게 아니라 그냥 나랑 같이 시간 보내기가 싫은 거구나 싶어서... 아 쓰다보니까 좀 울고 싶어지네

[글쓴이]

아빠가 친구모임때문에 몇달에 한번씩 부산 내려가서 몇박 자고 오시거든? 그때마다 기차표 예약을 내가 해드리는데 농담으로 내 기차표도 끊어서 오며가며 같이 가자, 부산가서 나는 나대로 놀고 아빠는 아빠대로 놀고 걍 호텔방만 같이 쓰자 이러는 것도 다 싫다고 해. 익인이는 가족이랑 많은 시간 보내서 좋겠다. 나도 큰거 바라는거 아니고 국내라도 가서 같이 맛있는거 먹고 좋은 풍경 보고 싶은게 단데..

[익인6]

난 진짜 서운할 것 같아서 쓰니 이해됨 같이 놀러다니고 정서적 안정감이 주는게 얼마나 큰데... 감사한거랑 별개로 말씀도 저렇게 하시면 상처일거 같아 쓰니가 내가 세상에서 제일 불쌍해 이거도 아닌데 뭘 근데 저런건 두고두고 속상해하면 나만 속상하더라 말씀드려보거나 아니면 그냥 정서적으로 거리를 서서히 두고 쓰니 행복찾는게 맞을지도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