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조형래 기자] 토미존 수술을 받은 전미르(롯데)가 결국 상무 입대를 선택했다. 팀 선배 김진욱과는 다른 행보를 보인다. 롯데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행보다.
국군체육부대(상무)는 지난 5일, 2025년 2차 선수 선발 체력측정 일정을 알렸다. 이들은 1차 서류전형 합격자들로 오는 12일 2차 체력 검정을 통과하면 최종 합격 통보를 받는다. 총 28명의 선수가 1차 서류 전형을 통과했는데, 이들 가운데 눈에 띄는 선수가 전미르다.
전미르는 2024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로 롯데에 지명됐다. 김태형 롯데 감독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스프링캠프부터 위력적인 공을 뿌리며 기대감을 높이더니 1군 개막 엔트리에 포함됐다. 특급 신인 대우를 받았다.
김태형 감독은 전미르에게 신인왕 기회도 만들어주려고 했다. 그만큼 재능에 감탄했다. 그런데 팀 사정이 받쳐주지 못했다. 불펜 선배들이 집단 난조를 보이면서 패기 있게 던지던 전미르가 중책을 맡게 됐다. 지난해 시즌 초반 롯데 불펜의 소년가장 역할을 했다. 하지만 짧은 기간 많은 공을 던지면서 체력적으로 한계가 드러났다. 결국 팔꿈치에 탈이 났고 지난해 데뷔 시즌을 완주하지 못했다. 36경기 1승5패 1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5.88의 성적을 남기고 6월 중순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전미르는 이후 팔꿈치 통증으로 재활을 했다. 주사 치료 등 다양한 방법으로 통증을 다스리려고 했지만 통증에 차도가 없었다. 결국 지난해 12월, 우측 팔꿈치 내측 측부인대 수술을 받았다. 구단은 재활 기간 6개월 가량을 예상했지만 올 시즌 복귀는 힘들 가능성이 높다. 또 육성선수로 신분을 전환시켰다. 수술을 받고 재활 과정에 있는 젊은 선수들을 육성선수 신분으로 전환하는 것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전미르는 재활 과정의 초반, 상무 입대 원서까지 제출했다. 1차 서류 전형은 통과했지만 체력 테스트까지 합격해야 한다. 관건은 상무에서의 인식이다. 최근 상무는 수술을 받고 입대한 선수들 때문에 곤혹을 치렀다. 퓨처스리그를 참가해야 하는데 투수 기근에 시달리기도 했다. 상무가 재활하는 곳은 아니기에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했다. 이런 상황에서 수술을 받고 이제 막 회복 단계에 돌입한 전미르가 상무를 지원했다. 롯데로서는 당장 올 시즌 활용하기 힘들 수 있는 선수의 군 복무를 해소하는 게 우선이라고 볼 수 있지만 상무에서의 생각은 다를 수 있다. 전미르가 만약 상무에 최종 합격할 경우, 롯데와 상무, 전미르 모두에게 최상의 시나리오는 하나 뿐이다. 올 시즌 내에 군 복무를 해결하면서 전미르가 다시 건강하게 공을 던지며 실전 감각을 쌓는 것이다.
앞서 롯데는 지난해 선발 투수로 성과를 낸 5년차 좌완 김진욱의 상무 입대를 철회한 바 있다. 올해 1월 입대 예정이었는데 일주일도 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상무 입대를 철회했다. 팔꿈치 통증을 이유로 들었다. 같은 팔꿈치가 아픈데 전미르는 수술을 받고 상무에 지원했고 수술을 받지 않은 김진욱은 입대를 철회했다.
'윈나우'를 위한 롯데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선택이다. 군 입대와 관련해서는 선수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지만, 구단도 이 과정에서 적지 않은 영향력을 끼친다. 김진욱은 지난해 알을 막 깨기 시작한 시점이고 또 1군 선발진에 당장 필요하다. 반면 전미르는 당장 전력화를 할 수 없는 선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