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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랑 따로 연락은 안 해. 아빠는 우리한테 자주 하는데 나는 일방적으로 연락을 안 받고 있어.

엄마나 여동생은 연락 오면 그래도 답장 정도는 해주는 것 같아.  

엄마는 아빠에 대한 감정이 이제는 사람이 쉽게 변하겠어? 이렇게 해탈 수준이고.

여동생은 불편하지만 내색을 잘 못하고 표현을 잘 못해서 그냥 좋게 답해주고 말아.

나한테 아빠는 그냥 천하의 죽일 놈이고. 욕이란 욕은 내가 다 해. 

아빠가 술 마시고 동생이나 엄마한테 연락한다? 그러면 내가 문자로 연락하지 마세요. 아빠 노릇 해준 게 뭐 있다고 그렇게 떳떳하게 연락 하냐고 따져.

내가 느끼는 아빠는 우리 가족들 인생을 망쳤고 내 우울증의 시작이야. 

초등학생 때부터 한부모라는 이유로 떳떳하지 못했고 집에 남자가 없어서 항상 불안했어. 내가 우리 가족들 지켜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던 것 같아.

자식들 먹여 살리려고 젊은 나이에 쉬지도 못하고 일만 했던 엄마가 계속 눈 앞에 아른거리고,

아빠도 없고 엄마가 바쁘니까 집에 나랑 동생만 있는 시간이 많았는데 내가 동생을 많이 혼냈었어. 그게 항상 미안해.

엄마한테는 우리 때문에 얼마나 힘들까. 그래도 버리지 않고 키워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죄송하다.

동생한테는 내가 조금만 더 어른스러웠더라면. 조금만 더 잘 대해줄 걸. 이런 생각들이 내 마음을 무겁게 해.

상담 선생님은 엄마가 부모로서 자식을 키우는 건 당연한 거고 이혼 또한 자신이 선택한 거다. 

부모라는 안전한 울타리 안에서 보호 받아야 하는 어린이가 동생의 부모 역할을 했다.

정신과 다니면서 이런 상담 받고 생각들이 조금씩 바뀌긴 했어.

근데 아직도 나는 죄인이야.

사실 아빠한테 내가 잘 살아라. 정신 차리고 살아라. 이렇게 모진 말만 하는 것도 내가 아빠를 놓지 못하고 있는 거라는 것도 알아.

정말 관심 없으면 이런 말조차 안 하겠지.

아빠한테 모진 말 하는 거 사실 나도 힘들어. 근데 나 밖에 할 사람이 없어.

엄마한테도 미안하고, 동생한테도 미안하고, 아빠도 밉지만 미안해.

그리고 아빠와 연락을 아예 끊을 수 없었던 이유 중에 친할머니도 있어.

친할머니한테 자식만 다섯 명인데 우리 아빠가 막내 아들이거든.

어렸을 때부터 이리 치이고 저리 치여서 유독 안쓰럽게 생각했었나 봐.

그래서 친할머니가 부모님 이혼 전에 나를 애기 때부터 키워주시고 정말 아끼셨어.

엄마랑 아빠가 시골이 같아서 명절에나 가끔 시골 내려가면 친할머니도 뵈러 가거든. 

친할머니가 큰 아빠랑 같이 살아서 우리 만날 때에는 몰래 아파트 지하 주차장으로 나왔거든.

엄마만 보면 우리 며느리 어쩌냐고.. 눈물 고이시고.

나랑 동생 보고는 내 OO이.. 우리OO이.. 이러면서 항상 우리한테 미안하셨어.

뵈러 갈 때마다 자식들이 준 용돈 모아서 꾸깃꾸깃한 백만원 엄마 주머니에 넣어주셨고. 

우리 친할머니 체구는 작은데 여장부 스타일이셔서 우리가 울면 울지 말라고 얼른 가라고 춥다고. 그랬었거든.

근데 한 3~4년 전 마지막으로 주차장에서 만났을 때 넷이서 안고 같이 울었어.

시골이 왕복 10시간 정도 걸려서 자주 못 간다는 핑계로 그 이후로 못 만났었지.

근데 1월 쯤 친할머니가 요양 병원에 가셨다는 소리를 들었어.

치매가 조금 있으신데 할머니가 요양 병원 가겠다고 했었대.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은 안 했거든.

근데 저번 주 금요일에 엄마가 아빠한테 연락 왔는데 할머니가 중환자실에 계시다고,

전에 연락했을 때는 감기인 줄 알았는데 이후로 갑자기 치매도 심해지고 심장이랑 장기들 다 안 좋대.

85살이신데 오줌도 안 나오고 나이도 많아서 투석 하다가 돌아가실 위험도 커서 뭐 치료 같은 건 받지도 못하고

의사가 마음의 준비를 하셔야 할 것 같다고 얘기 했나 봐.

그리고 치매가 너무 심해서 자식들도 첫째 고모랑 큰 아빠만 기억하고 다른 자식들은 기억도 못한대.

그래서 토요일에 내려가서 바로 할머니 보고 왔어. 

중환자실이라 12시부터 12시 30분까지 딱 30분만 한명씩 돌아가면서 면회 가능하다고 해서

11시 50분 쯤 가서 중환자실 앞에 서 있는데 아빠가 뒤로 나가면 창문으로 할머니 볼 수 있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살짝 보고 오려고 갔어. 침대에 앉아있는 할머니 뒷모습이 보이는데 손은 묶여서 불편한지 입으로 막 풀려고 하더라고.

엄마는 그 모습 보더니 울고. 

12시에 내가 제일 먼저 면회 들어갔는데 점심시간인지

간호사 선생님이 미음 먹여주고 있더라.

내가 가서 할머니 나 기억해요? 나 누구야?하니까 조금 생각하더니 누구냐고. 몰라! 나가!!! 막 이러는 거야. 

나도 당황하고 할머니도 흥분해서 간호사 선생님이 가서 막내 아들 분 데려 오라고 그래서 아빠 들어가 보라고 넘겨주고

나와서 엄마랑 동생한테 전혀 못 알아본다. 이렇게 말했거든. 

근데 아빠랑 얘기하면서 좀 생각이 났는지 다시 나보고 들어가 보라고 하더라.

나 보더니 내 OO이~ 우리 OO이~ 하면서 막 안아주는 거야. 

아마 내가 정신과 약 때문에 살이 많이 쪄서 달라진 것도 있고 약간 오락가락 하셨나 봐. 

내가 울면서 할머니 엄마 기억 나냐고. 동생 기억 나냐고. 막 물어봤어.

지금 밖에 있는데 보고 싶어? 데려올까? 했더니 데려 오래.

내가 엄마랑 바꾸려고 출입구로 가는데 뒤에서 할머니가 계속 지켜보고 있는 거야.

출입구에서 아빠랑 엄마가 우리 지켜보고 있었거든. 엄마랑 아빠를 봤나 봐.

근데 엄마 오니까 막 껴안고 우리 며느리. 우리 OO이 어떻게 하냐고 하면서 막 울더래. 

치매에 자식들도 기억 못하는데 우리 엄마 이름까지 기억하더라.

계속 바꿔가면서 한명씩 들어가서 할머니랑 얘기하는데 이름이랑 그런 건 다 기억해. 

근데 몇 분 전에 봤는데 오랜만에 본 사람처럼 얘기하고 대화를 못 이어가.

마지막으로 아빠가 들어가서 면회 하는데 아빠한테 이제 보고 싶은 사람 다 봤다는 식으로 얘기했다는 거야.

난 사실 할머니 돌아가시면 장례식은 안 갈 생각으로 마지막이다 생각하고 갔거든.

엄마는 이혼했고 완전 남인데.. 고모들, 큰 아빠 다들 불편하니까 장례식장 못 가지 않겠냐,

나랑 동생은 같은 핏줄이고 할머니가 얼마나 아꼈는데.. 장례식 가야지. 하는데 

나도 고모들이랑 큰아빠랑 불편하고 어색하거든. 

다들 잘해주시는데 그래도 오랫동안 못 만나서 그런지 어색하고, 장례식장도 거의 처음이라 무서워.

다들 출근해야 해서 일요일 밤에 다시 본가로 올라 왔는데 다들 할머니가 너무 신경 쓰이나 봐.

방금 연락 왔는데 어제 저녁에 병원에서 난리 치시고 자해하시고 그래서 다시 요양 병원으로 가신다고 하셔.

옆에 있어드리고 싶은데 너무 멀고.. 출퇴근도 해야 하고.. 친가 쪽 사람들도 있을 거고..

나는 할머니 잘 이겨낼 것 같은데 엄마랑 동생은 안 좋으신 것 같다고 그러네.

너무 머리가 복잡해. 마지막으로 만났다 생각하고 장례식장 안 가도 될까..? 후회할까..?



 
익인1
다녀와
20시간 전
익인2
갔다와 안가면 평생 맘에 걸릴듯
20시간 전
익인3
나 같으면 할머니 장례식장은 무조건 갈 듯...
20시간 전
익인4
가야지
20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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