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지 한달 넘었고 상대방 권태기로 차임
예전에 그렇게 찼다가 다시 잡은 적 있어서 일말의 기대를 갖고 시간을 보내기도 했는데
이젠 상황이 객관적으로 보이기 시작함
다시 만나기엔 나라는 사람이 아깝다고
내가 스트레스 받고 가스라이팅 당하는 거를 똑바로 마주할 자신이 없어서 주변에도 연애 관련된 건 잘 얘기 안했는데
처음으로 진솔하게 친구 몇명한테 털어놓으니까 대체 얼마나 사랑했던 거냐고 할 정도지
상대가 밉진 않음 나보다 연하기도 하고 많이 어린만큼 또 여려
본인이 상처 받기는 싫어하지만 나한테 태연자약하게 상처 주기도 하고...나도 분명 얘한테 상처준게 많고 울리기도 하고 때론 내가 울기도 하고 그랬지만
그래서 마지막만큼은 웃기게도 차이는 내가 차는 걔를 위로해줬다...도저히 미워할수가 없더라 등신같이..
결론적으로는 정말 서로 둘다 사랑했고 서로가 서로에게 가장 긴 연애를 한거니까 2년반..정도
그래서 한달이 지나고 나니 생각도 좀 덜나고 막 엄청 아프진 않은데
누군가 후회를 한다면 난 얘가 할거라 생각이 들거든?
내가 정말 완벽한 센스를 가진 그런 애인는 아니었어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었으니까
상대보다 두배는 더 표현했으니까...
이제 머릿속으로는 재회는 진짜 아니란 걸 알면서도
한켠으론 진짜 우리가 끝일까란 생각이 들더라
먼저 연락해볼까 해도 나도 1년 좀 넘었을 때 권태기가 찾아온 적이 있었거든
그때 상대입장에서는 권태기가 온줄도 모를 정도로 잘 넘어가졌어
근데 제대로 노력도 안하고 날 내팽개친 사람한테 먼저 연락해서 뭐하나...
그런 걸 다 배제하더라도 그냥 먼저 연락할 만큼 관계에 대한 의지가 없어
분명 그런데 최근에 날 마음에 들어하는 사람이 나타났지 솔직히 전애인보다 이뻐 마음이 안가면 이상한거지
그런데도 마음 한편엔 무서운 감정이 싹트더라
다시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거 자체가 무섭고
이 사람이랑 잘되면 걔랑은 진짜 진짜 정말로
끝이구나
이런 감정이 다 떨쳐져야 다음 연애도 제대로 할 거 같은데 아직은 미련이 많이 남은건지 쉽지가 않을 거 같더라고
슬픔은 너무 강렬해서 이 기분이 오래 지속될 거란 것이 오히려 비현실적으로 다가왔거든?
근데 내가 지금 계속 느끼는 씁쓸함, 미련인 것처럼 느껴지는 것들은 내 일상에 지장을 주지 않을만큼
그렇지만 편하게 입꼬리를 올릴 수는 없는 미묘한 감정이라 언제쯤 사라질지 감이 잡히지도 않는다..
헤어진지 한달 넘었는데 친구들한테 징징댈 순 없어서 여기에다라도 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