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때 반친구들이 놀러오래서 기수련? 그런 걸 하는 학원에 여러명이 같이 갔거든
근데 거기 원장이랑 직원이 우리한테 말걸 때마다 평소에도 자기 꿀리는 대로만 사는 애가 대답을 차갑게 해서
걔랑 그렇게 친하지도 않은 내가 괜히 눈치보느라 분위기 살릴겸 더 살갑게 대답했어
그랬더니 다들 음료 마시고 떠들고 있고 어느새 원장은 없고 조금 있다가 직원이 너무 자연스럽게 나만 잠깐 따라오라며 운동하는 큰방으로 데려가더라고
거기에 원장이 있었고 나보고 누워보래
직원이 여자인데다가 너무 자연스럽게 괜찮아요 누워봐요~ 이러니까 어려서 어벙벙한 나는 뭐지??하면서도 일단 누웠어
그랬더니 원장(남자)가 명치를 아주 힘껏 누르는거야
너무 아파서 윽소리를 내니까 둘 다 심각해하면서 여기가 아프면 안되는데...라며 건강이 어쩌고 저쩌고라며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터무니없는 소리를 뻔뻔하게 늘어놓더라
난 그때 진짜 건강에 문제 있는 줄 알고 너무 무서웠는데 어디 혈을 어떻게 풀어야하느니 뭐니하면서 계속 겁을 주대
그러다 아까 그 틱틱거리던 애가 문 열곤 큰 소리로 여기서 뭐하냐며 얼른 나오래서 어버버하며 따라나감
알고보니 내가 절친이라고 생각했던 애는 다른 학교 남자애들 만나러 갔고
다들 슬슬 집에 가려고 하나둘씩 나갔는데 얘만 나 어딨냐며 찾으러 온 거였어
그 와중에 내가 명치가 아픈데 이거 병이래...이러고 울먹이니까 걔가 거길 세게 눌러서 안아픈 사람이 어딨냐고 버럭해서 그제야 상황판단 함
그때 걔가 나 안찾고 그냥 갔으면 그 방에서 작게는 반강제로 수업등록 혹은 크게는... 상상도 하기 싫다
웃긴 게 항상 필터링 없이 지 꿀리는 대로 살던 애라 저 사건 전후로 일년간 쟤한테 크고 작게 상처받은 일이 꽤 많은데 저날만 떠올리면 고마운 건 진짜 고마운 거더라
한참 더 나이 먹고보니 항상 비밀이 많아보였던 절친은 알고보니 남미새였고 그걸 그 많은 사람들은 다 알았는데 나만 몰랐고
평소 활발해서 두루두루 잘 어울렸던 애들은 그 학원에서 시키는 대로 영업이나 하는 거였고
정작 딱 한번이지만 제일 크게 도와준 건 매사에 틱틱대던 애였다는 걸 보면 인간관계라는 게 참 신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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