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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한 키움은 경기 종료 후 '특타' 훈련을 진행하려 했다. 오후 9시30분께 경기가 종료됐고 키움 선수들은 배팅 케이지를 설치하며 타격 훈련을 준비했다.
하지만 훈련은 진행되지 못했다. 경기 종료 후 20분 정도가 지나자 고척돔 그라운드를 비추는 조명이 꺼지기 시작한 것. 어둠 속에서 훈련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결국 키움 선수들은 발걸음을 돌려 그라운드를 떠날 수 밖에 없었다.
고척돔을 운영 및 관리하는 주체인 서울시설관리공단이 경기 종료 후 키움이 훈련하는 것을 막은 것이다. 키움 구단 관계자는 "6회쯤 공단에 경기 종료 후 훈련을 하겠다고 알렸다. 하지만 공단에서 미리 협의된 사항이 아니라서 안된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키움 구단에 따르면 평일 경기의 고척돔 대관 시간은 오후 11시까지. 경기가 9시30분께 종료됐으니 1시간30분 정도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대관시간이 남았음에도 시설관리공단은 키움의 훈련을 막았다.
공단 측의 입장은 더 황당했다. 오후 11시까지인 대관시간은 끝나는 시간이 정해지지 않은 프로야구 경기 특성을 감안해 '대략적으로' 잡아놓은 것이며 경기가 끝나면 곧 조명을 끄고 그라운드를 정리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것. 그리고 '경기 후 훈련을 진행하려면 며칠 전에는 미리 알려야 한다'고 했다.
시설관리공단의 '특타 방해'는 경기가 끝나면 근무를 마치고 '퇴근'을 하겠다는 공단 측의 '근무 편의'를 위한 것 외에는 어떠한 논리로도 설명이 되지 않는다. '우리가 퇴근을 해야하니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나가라'는 공무원들의 '갑질'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사실 시설관리공단의 '만행'은 처음이 아니다. 시설관리공단은 지난 11월 고척돔에서 열린 'K-베이스볼시리즈' 당시에도 몰상식한 행동으로 대표팀 선수들의 원성을 샀다.
공단 직원이 대표팀 공식 훈련일에 지인을 대표팀 덕아웃까지 데려와 사인을 요구하는가 하면 훈련 중 덕아웃을 통해 그라운드와 라커룸, 실내 연습장을 오가는 선수를 붙잡고 지인과 '셀카'를 찍어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나라를 대표하는 국가대표 선수들에 대한 예의가 없는 것은 물론 스포츠 선수라는 직업에 대한 기본적인 존중조차 없는 몰상식의 극치였다.
야구장 그라운드의 주인은 선수들과 팬들이지만 시설관리공단이 왕처럼 군림하는 고척돔은 아니다. 구장을 관리하는 시설관리공단이 '고척돔의 제왕'이며 이곳에서는 그들의 말이 곧 법이나 다름없다. 전세계 야구장에서 통용되는 상식이 고척돔에서만큼은 통하지 않는다. 고척돔에서는 며칠 후 있을 경기의 타격 부진을 미리 예측해 며칠 전부터 공단에 특타를 신청해야만 경기 후 그라운드에서 훈련을 진행할 수 있다.
선수들이 훈련을 위해 배팅 케이지를 설치했을 때 꺼졌던 조명은 키움 선수들이 모두 그라운드를 떠나자 다시 켜졌다. 경기 후 그라운드 정비까지 끝나야 공단도 불을 끄고 퇴근할 수 있기 때문. 결국 조명을 끈 것은 '약속된 시간이 끝나서'가 아니라 '선수들을 쫓아내기 위함'이었다는 것을 공단 스스로가 인정한 셈이었다.
https://www.newsen.com/news_view.php?uid=20260526224227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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