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은지쳐 있었다모두들 인사말처럼바쁘다고 하였고헤어지기 위한 악수를더 많이 하며총총히 돌아서 갔다그들은 모두 낯선 거리를지치도록 헤매거나별 안드는 사무실에서어두워질 때까지 일을 하였다부는 바람 소리와기다리는사랑하는 이의 목소리가잘 들리지 않고지는 노을과 사람의 얼굴이제대로 보이지 않게 되었다밤이 깊어서야어두운 골목길을 혼자 돌아와돌아오기 무섭게 지쳐쓰러지곤 하였다모두들 인간답게살기 위해서라 생각하고 있었다우리의 몸에서 조금씩사람의 냄새가사라져가는 것을 알면서도인간답게 살 수 있는 터전과인간답게 살 수 있는 시간을벌기 위해서라 믿고 있었다그러나 오늘 쓰지 못한 편지는끝내 쓰지 못하고 말리라오늘 하지 않고 생각 속으로 미루어둔따뜻한 말 한마디는결국 생각과 함께 잊혀지고내일도 우리는 여전히 바쁠 것이다내일도 우리는 어두운 골목길을지친 걸음으로 혼자 돌아올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은
지쳐 있었다
모두들 인사말처럼
바쁘다고 하였고
헤어지기 위한 악수를
더 많이 하며
총총히 돌아서 갔다
그들은 모두 낯선 거리를
지치도록 헤매거나
별 안드는 사무실에서
어두워질 때까지 일을 하였다
부는 바람 소리와
기다리는
사랑하는 이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고
지는 노을과 사람의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게 되었다
밤이 깊어서야
어두운 골목길을 혼자 돌아와
돌아오기 무섭게 지쳐
쓰러지곤 하였다
모두들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라 생각하고 있었다
우리의 몸에서 조금씩
사람의 냄새가
사라져가는 것을 알면서도
인간답게 살 수 있는 터전과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시간을
벌기 위해서라 믿고 있었다
그러나 오늘 쓰지 못한 편지는
끝내 쓰지 못하고 말리라
오늘 하지 않고 생각 속으로 미루어둔
따뜻한 말 한마디는
결국 생각과 함께 잊혀지고
내일도 우리는 여전히 바쁠 것이다
내일도 우리는 어두운 골목길을
지친 걸음으로 혼자 돌아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