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26, 스완지 시티)이 2015 아시안컵서 슈틸리케호의 주장으로 낙점됐다. 이유 있는 선택이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7일(이하 한국시간) 캔버라 디킨 스타디움서 본격적인 담금질에 돌입했다. 전날 캔버라에 입성해 공개 훈련을 소화한 슈틸리케호는 전술 훈련이 시작되는 이날부터 초반 15분만 공개하며 전력 숨기기에 나섰다.
당초 아시안컵 주장 완장은 구자철의 몫이 될 것으로 보였다. 2009 20세 이하 월드컵,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2 런던 올림픽, 2014 브라질 월드컵 등 메이저대회서 연달아 주장 완장을 찬데다가 선수단을 하나로 통솔하는 능력이 탁월해 코칭스태프의 두둑한 신뢰를 얻었다.
하지만 최근 떨어진 폼과 경기력이 문제였다. 부진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최종 평가전까지 이어졌다. 꾸준한 경기력과 출전이라는 캡틴의 기본 조건에 2%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결국 후순위 후보로 올려놨던 기성용에게 주장 완장을 맡겼다. 당초 선수단과의 미팅을 통해 결정을 내리려 했지만 한국 축구 문화에서 선수들이 부담을 느낀다고 판단해 코칭스태프와 의논 끝에 결정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아시안컵서 새로운 변화를 주기 위해 기성용을 주장으로 선임했다. 구자철과도 앞서 상담을 했고, 기성용을 도와 맡은 바 역할을 다하겠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동료들도 흔쾌히 축하해줬다"고 설명했다.
기성용은 대표팀과 소속팀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 2010 남아공 월드컵, 2011 아시안컵, 2012 런던 올림픽, 2014 브라질 월드컵 등 굵직굵직한 대회서 기둥으로 활약했던 것도 선임의 결정적인 배경이 됐다.
기성용에게 주장 완장은 익숙치는 않다. 지난해 10월 파라과이와 평가전서 처음으로 주장 완장을 달았지만 임시 캡틴이었다. 기성용이 연령별 대표팀을 통틀어 메이저대회 주장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