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머리를 박박 깎았다. 대한축구협회 조준헌 홍보팀장은 20일 오후 호주 멜버른 레이크사이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공식훈련에 앞서 "오늘 훈련을 보면 깜짝 놀랄만한 광경이 펼쳐질거다"라고 취재진에게 예고했다. 그것은 바로 김주영의 삭발 소식이었다.
조 팀장은 "주영이가 정상 컨디션을 되찾았다. 몸도 좋아져 분위기 쇄신 차 삭발을 했다. 방을 함께 쓰는 두리가 직접 주영이의 머리를 밀어줬다"라고 김주영의 삭발 소식을 전했다. 차두리가 머리를 스스로 미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쉬는 날을 활용해 차두리가 룸메이트 김주영의 삭발을 도와준 것이다. 조 팀장은 "두리가 주영이에게 무슨 바람을 넣었는진 나도 모르겠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잠시 후 선수들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냈다. 김주영(27·FC서울)을 본 취재진은 폭소를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 김주영은 선배 차두리의 트레이드 마크인 삭발을 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사진 한 번 찍자"고 하자 김주영은 민망한 듯 고개를 절레 절레 흔들며 그라운드로 들어섰다. 잠시 후 차두리에게 "어떻게 된 거냐"고 묻자 "사고 났어요. 사고"라며 웃음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