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호주)=뉴시스】고범준 기자 = 31일(현지시각) 오후 호주 시드니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2015 호주 아시안컵 대한민국과 호주의 결승전 경기에서 호주가 2-1로 승리를 거뒀다. 경기 종료 후 차두리가 관중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15.01.31. bjko@newsis.com |
국가대표 차두리(35·서울)가 태극마크와 안녕을 고했다.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이 이끈 한국은 31일 오후 6시(한국시간) 호주 시드니의 호주 스타디움에서 열린 개최국 호주와의 2015 호주아시안컵 결승에서 연장 접전 끝에 1-2로 패했다.
오른쪽 풀백으로 선발 출전한 차두리는 이날 경기를 끝으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A매치 75경기(4골). 2001년 11월8일 세네갈과의 친선경기에서 국가대표 데뷔전을 치른 차두리의 통산 국가대표 성적이다.
차두리는 "결승전을 앞두고 나는 행복한 축구선수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했다"며 "대표팀 생활은 끝났다. 이제는 후배들이 또 나나 선배들이 하지 못했던 것을 이뤄야 한다. 나를 많이 사랑해준 분들이 똑같이 후배들을 응원해주고 사랑해 줬으면 한다"고 했다.
대표팀은 은퇴했지만 소속팀 FC서울과 1년 재계약을 맺었다. K리그에서는 볼 수 있다.
◇차두리 일문일답
- 마지막 경기라고 생각하고 뛰었을 텐데.
"마지막이었다. 이제 대표팀에서 다시 뛸 일은 없다. 오늘이 마지막 경기였다. 오늘 경기를 본 사람들이라면 우리가 한 팀으로서 얼마나 강하게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는지, 다 같이 뭉쳤을 때는 얼마나 우리가 이기기 어려운 팀이라는 것을 보여준 것 같다.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많은 사람들에게 굉장히 큰 실망을 준 팀이 이번에는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비록 졌지만 충분히 박수를 받고 감동을 줬던 경기라고 생각한다. 내 개인적으로는 고맙다. 후배들이 마지막까지 이기기 위해서 투쟁을 했다. 우승은 아니지만 나한테 마지막으로 좋은 선물을 해줬다. 감독님 포함해 모든 스태프들에게도 감사드린다."
- 오늘 선발이라고 이야기를 들었을 때.
"선발로 나가는 것은 이틀 전에 알았기 때문에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우승을 하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마지막 경기라는 생각을 많이 안했던 것 같다. 어떻게 하면 이길까, 어떻게 하면 우승할 수 있을까만 계속 생각한 것 같다."
-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오늘 같은 경기가 결국에는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태극마크를 달고, 기본적으로 가져야 하는 정신자세인 것 같다. 오늘 같은 경기가 매번 나와야 팬들도 감동하고, 한국 축구를 사랑하게 된다. 지더라도 한국 축구를 응원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대표팀이라는 곳은 특별한 곳이고, 특별한 선수들이 모여 있다. 국민들이나 축구팬들이 마음을 다해서 응원하지 않으면 절대로 성적이 날 수 없는 것이 대표팀이다. 후배들이 그것을 깨닫고, 항상 경기장에 나갈 때는 오늘 같은 경기를 기본적으로 생각하고 나온다면 조금 더 앞으로 나갈 것이다."
- 검색어에 '차두리 고마워'라고 떴는데.
"많은 분들이 마지막까지 많이 사랑을 해주시고 응원을 해주셔서 나 역시 결승을 앞두고 행복한 축구선수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됐다. 대표팀 생활은 끝났다. 이제는 후배들이 나나 선배들이 하지 못했던 것을 이뤄야 한다. 나를 많이 사랑해준 분들이 똑같이 후배들을 응원해주고 사랑해 줬으면 한다. 팀은 혼자서 경기를 하는 게 아니고, 정말로 대한민국이라는 작은 나라에서 하나가 됐을 때, 또 축구팬들이 정말 이기는 것을 다 같이 원했을 때, 좋은 결과가 나온다. 선수들도 그런 것을 느끼고, 오늘 같은 경기를 할 것이다. 항상 감사하게 생각한다. 후배들도 항상 열심히 하고 있으니 똑같이 응원해줬으면 좋겠다."
- 처음 대표팀 발탁 순간도 생각이 날텐데.
"아쉬운 것은 있는 것 같다. 대표팀에 들어오면 항상 프로팀에 있는 것과 달리 또 다른 주목을 받게 되고, 또 다른 가치가 있는 경기들이다. 또 대표팀 한 경기 한 경기가 큰 감동이나 힘을 줄 수 있는 경기다. 항상 대표팀에서 뛰는 것을 행복해했고 즐거워 했다. 독일에 있을 때보다 대표팀에서 경기를 할 수 있는 것이 큰 영광이었고 기쁨이었다. 2001년 세네갈 경기를 시작으로 아무 것도 모르고 뛰었다. 최고참이 돼서 후배들과 마지막을 장식할 수 있게 돼서 굉장히 행복하다. 어떻게 보면 우승보다 값지다. 후배들의 의지, 정말로 태극마크의 자부심을 후배들이 느낀 경기였기 때문이다. 나도 우승보다는 더 값진 것을 가져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