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3분 13초쯤에 등장하는 이 뜬금없는 단어 뭘까.
Chatroom 2, 3이라고 적혀 있어.
여기서 아마 둘, 셋을 먼저 떠올리겠지만
나는 저 chatroom이 너무 이상해서 웹을 막 검색하게 됐어.
평점 아주 최악인 영화가 하나 나와.
한국에는 사이버 밀실 : 위험한 초대라는 제목으로 들어왔어.
겟아웃의 주인공이 나오는 걸로 알려진...
근데 리뷰도 엉망진창이고 본 사람 자체가 별로 없는 거 같애.
흠.
영화 스틸컷을 좀 보자.
?@@?@?!?!?!?!!???????????
??????!!!?!?!?!!?!?
와 딱 뭐가 떠오르지 않니
그래 바로 여기.
너무나 소름돋게 비슷하지?
다른 사진들도 보자.
앗...아앗.............................
어디서 엄청 본 거 같지 않니?
엄청 익숙하잖아.
우리 이런 구조, 이런 느낌
엄청 많이 봐왔잖아.
찢겨진 텍스쳐, 망가진 배경...
너무 똑같지.
아까 내가 달아뒀던 외랑둥이의 해석은 피땀눈물에 멈춰 있는데
지금보면
Fake love까지 이 텍스쳐가 유지되고 있어.
즉 저 영화의 영향이 Fake love까지 이어진다는 뜻 아닐까.
(주관적으로 내가 소름 돋았던 부분)
아~~아니 그럼 저 영화 내용이 대체 뭔데~?! 싶을 거야.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이 영화에는 주로 5명의 인물이 등장해.
윌리엄, 에바(이바), 짐, 에밀리, 모.
윌리엄은 주인공격으로, 채팅방을 처음 만든 개설자야.
채팅방은 영화 내에서 실제 공간을 가진 방들로 표현이 돼.
5명이서 주로 나누는 얘기는 자살, 본인이 가진 문제, 불만 등
본인이 처한 상황에 대한 이야기들이야.
이 분이 주인공 윌리엄이야.
채팅방을 만드는 중이지.
채팅방의 이름은 첼시의 10대들.
처음 등장 하자마자 후드를 뒤집어쓰고 빈 문에다가 채팅방 제목으로 그래피티를 해.
여기서 떠오르는 건 누구?
Run에서의 V!
Run에서 태형이는 그래피티 하다가 막 쫓기기도 하고,
여러가지 표식을 많이 하지.
나쁜 짓이라는 것도 알고 있어.
프롤로그에서도 태형이가 그래피티 하는 모습이 나타나.
찌-익.
마치 멤버들이 죽은 것처럼 마킹을 하는 모습이 반복적으로 나오지.
자 그럼 윌리엄은 영화 속에서 어떨까.
윌리엄은 채팅방에 들어온 멤버들이 자살하도록 부추기고 도와줘.
죽일 상대를 정하고 권력을 휘두르면서 상대방이 스스로 목숨을 끊을 것을 종용하지.
아까 윌리엄이 후드를 뒤집어 썼다고 했지?
I Need U와 Run에서의 태형이도 똑같아.
아버지를 찌를 때의 태형이.......
공교롭게도 영화 속 윌리엄은 어머니를 무척이나 증오해.
자살 동영상을 반복적으로 시청하고, 부모님은 이를 말리지만 제대로 풀리진 않아.
자 이제 다른 주인공 이야기를 해보자.
짐.
심각한 우울증을 겪고 있고, 항우울제를 복용한지 오래되었어.
왜냐하면
어렸을 때 아버지가 동물원에서 짐을 버렸거든.
그 일이 트라우마가 되어서 지금까지 자기 자신을 미워해.
아앗...이건 바로....?!!??!
맞아!
약을 달고 다니는 호석이!
또한 어렸을 때 어머니가 놀이공원에서 호석이를 버렸지.
짐은 즉, 쉽게 호석이라고 생각하면 돼.
윌리엄이 가장 주요하게 죽이려고 하는 대상이지.
짐은 아버지가 자신을 버리고 떠난 것에 대해 크게 낙담했고
살아 있는 이유는 오직 어머니 때문이야.
약을 먹는 짐의 모습.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호석이...
그 외에도 부모님의 울타리에서 곱게 자랐지만 점점 반발심이 생기고 있는 에밀리,
친구의 11살 여동생을 좋아하는 것에 대해 고민이 있는 모,
마음 편한 친구 하나 없고 경쟁 상대 때문에 불안해하는 이바(Eva)
등이 등장해.
윌리엄은 채팅방에서 에밀리에게 부모님께 반발하기를 부추기고,
모에게 자신의 친구에게 친구의 11살짜리 어린 여동생을 좋아하는 걸 말하도록 설득시키고
짐에게 항우울제를 끊으라고 설득해.
즉 문제를 더 커지게 만들지.
영어로는 Tempter, 유혹하는 사람.
여기서 잠깐,
피땀눈물 일본 뮤비에서
호석이가 쉿, 하니까 태형이가 움찔하고
호석이가 바로 약을 버리던 장면 기억나?
아따 크기 조절 겁나 안 되네잉
다들 부디 모바일로 보길
암튼 큰 맥락상 호석이는 지민이와 함께 했는데
이런 사소한 부분들에서 태형이와 호석이의 연관성이 드러나지.
호석이가 약을 버리게끔 만든 건 태형이야.
윌리엄이 짐에게 약을 끊으라고 했듯이.
즉 채팅방 속에서 윌리엄은 채팅에 접속한 다른 친구들이
더 깊은 수렁 속으로 빠지도록 만들어.
아주 교묘한 방식으로 말이야.
아까 이바(Eva) 얘기를 했었지.
아마 데미안을 읽은 탄들이라면 다 알겠지만,
주인공 싱클레어가 마음 깊이 사랑하는 대상이 바로 에바 부인이야.
간단히 데미안 이야기를 하자면(안 읽은 탄을 위해)
싱클레어는 여러가지 철학적 고민을 하는 주인공으로
데미안이라는 신비로운 소년을 만나서
자아를 찾고 각성하게 돼.
에바 부인은 데미안의 어머니로서
싱클레어가 꿈에서도, 현실에서도 늘 그리는
자애롭고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을 것만 같은
사랑과 연모의 대상이야.
영화 속에서
윌리엄은 이바가 가진 고민을 신비롭게 해결해줘.
이바의 고민은 모델로서 경쟁하는 '유시'로 인해서
상처를 받는 거였거든.
이바의 생일날, 윌리엄은 사이트를 해킹해서 포토샵한 사진을 올리고
유시의 명성을 흠집내.
이바는 윌리엄의 힘에 무서움을 느끼면서도 한 편으로는 그 힘에 압도당하지.
그러나
곧 일련의 과정 속에서 윌리엄이 짐을 자살로 내몰고 있다는 것을
다른 친구들보다 먼저 깨닫고 이를 멈추려고 해.
짐(호석이)을 보호하기 위해.
영화 속 이바의 개인 채팅방은 다른 방과 확연히 다르게 온통 분홍색이야.
피땀눈물 뮤비에서 호석이가 센터로 나온 뒤로 화면은 온통 분홍빛이 됐어.
피에타 앞에서 춤추는 호석이...
피에타, 성스러운 어머니
즉 에바 부인.
핑크색 채팅방을 가지고 있는 이바야.
이 직후 석진이가 풍선을 놓치는 장면에서
나래이션으로 남준이가 말하지.
He, too, was a tempter.
He, too, was a link to the second,
the evil world with which I no longer wanted to have anything to do.
"그(데미안)도 또 하나의 유혹자였다.
그런 것이라면 이제는 영원토록 조금도 더 알고 싶지 않은,
또 하나의 악하고 나쁜 세계와 나를 묶어주는 유혹자였던 것이다."
Tempter. 기억나?
그래. 윌리엄이야.
다시 스토리로 돌아가서,
윌리엄은 짐에게 자신의 어머니도 자살했다며(살아 있는데도!) 짐을 깊이 이해하는 척했고,
짐에게 자살유도채팅방을 알려줬거든.
나쁜 세계와 연결 시켜준 건 누구? 윌리엄.
즉, 데미안, 원어로 데몬,
...악마는 누구?
...
사태는 점점 커지고 짐은 결국 자살을 결심하게 돼.
이바와 모와 에밀리 등 다른 친구들은 이 자살을 막으려고 노력하지.
윌리엄과 짐을 설득하기 위해 애쓰는 이바.
푸른 안개가 섞인 화면이 뒤에서 피어오르는 것 보여?
정국이랑 남준이가 있는 방 같지.
모와 에밀리 또한 짐을 찾아서 설득하려고 하지만 잘 되지 않아.
짐은 이미 윌리엄의 거짓말에 홀딱 넘어가버렸고, 이리저리 휘둘리고 있거든.
여기서 누가 떠오르지 않아?
Caught in a lie
이 지옥에서 날 꺼내줘
나는 여기서 지민이가 생각났어.
다시 첫 장면으로 돌아가보자.
왜 정국이랑 남준이가 있는
푸른 안개가 피어오르는 방 위에
마침 딱 Chatroom이라는 글자가 있고
지민이와 윤기가 마주보고 있는 걸까.
사과는 거짓말.
거짓말은 사과.
싱클레어는 어렸을 때 아주 큰 거짓말을 했어.
크로머라는 나쁘고 힘쎈 녀석의 마음에 들기 위해
과수원의 사과를 훔쳤다고 거짓말을 쳤어.
근데 웬걸, 과수원이 진짜로 털렸었나봐.
거짓말이었는데.
크로머는 싱클레어의 거짓말을 이용해서
과수원에 이르지 않겠다는 대가로 꼬박꼬박 돈을 착취해.
크로머는 싱클레어를 불러내기 위해 휘파람을 사용했지.
싱클레어는 휘파람을 들을 때마다 몹시 괴로워 해.
악마의 세계에 빠져 버린 자신을 저주하고, 다시는 빛의 세계로 회귀하지 못할 거라고
신실한 부모님이 계신 그 곳으로 돌아가지 못할 거라고 자책해.
윤기와 정국이 쇼트 필름 기억해?
Begin 시작할 때의 휘파람,
그리고 윤기는 가게를 무단 침입해서 피아노를 치다가 어디선가 들려오는
휘파람 소리에 놀라 두리번 거려.
그럼 이런 가정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휘파람을 부는 건 크로머야.
휘파람 소리가 들려올 때마다 떠오르는 건
내가 만들어 낸 문제이고, 벗어나고 싶은 과거야.
채팅방에 있는 그 아이들처럼.
윤기가 감싼 눈 가리개로
진실을 보지 못하는 지민이.
지민이와 호석이는 한 쌍이잖아.
같은 병원에서 지냈고,
이바 부인이라는 공통된 주제를 알고 있어.
따라서 호석이와 지민이는, 적어도 이 시점까지는
윌리엄 즉 태형이의 손 안에 있는 거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다시 영화 스토리로 돌아와서,
짐을 구하기 위해 아이들은
짐과 윌리엄이 접선할 놀이공원(채팅방이 아닌 실제 장소)으로 향했지만
그 전에 윌리엄은 짐에게 권총을 건네.
자살하려는 짐.
윌리엄은 짐에게 키스하면서 말하지.
"네가 곧 하려는 일은 - 넌 나에겐 영웅이야!"
자, 그럼 석진이가 입 맞추는 게 떠오르지.
이쯤 되면 머리가 뒤죽박죽일 거야.
아니 그래서 태형이가 윌리엄 아니었어?
모야 대체 뭐야?!
...
일단 차분히 끝까지 보자.
짐이 죽는 모습을 지켜보려던 윌리엄이었는데
놀이 공원에 아이들이 나타나서 윌리엄과 짐은 흩어지게 돼.
짐은 다시 채팅방에 접속하게 되지.
채팅방에서 이바는 짐의 자살을 막고,
짐은 채팅방에서 나가게 돼.
윌리엄은 현실 세계에서 다시 짐을 찾아.
자살하도록 만들려고.
이걸 막기 위해
현실 세계에서 아이들은 뭉쳐서 윌리엄을 다시 쫓아.
(뭔 내용이 이래...싶다면 이 영화의 평점이 매우 안 좋다는 걸 상기해보자)
기찻길로 짐을 끌고 간 윌리엄은 다시 자살을 권유해.
그 때 경찰과 아이들이 다가와서 윌리엄을 막지.
쫓기는 윌리엄.
구조물을 타고 위에 올라선 윌리엄은 항복하지 않고 그대로
기차가 오는 시점에 맞춰서 뒤로 떨어져.
뒤로 떨어지는 태형이.
떨어지는 태형이...
마지막 윌리엄 모습.
검은 배경 속 카메라를 응시하면서 끝이 나.
-
개인적으로 데미안도 다 보고
나는 외국 사이트에서 theory 읽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 이것저것 찾아본 편인데
이 영화 Chatroom은 분명 프롤로그부터 Fake Love까지
지대한 영향을 끼쳤음에는 틀림이 없어 ㅇㅇ
그러나 내가 이해하기에는 좀 벅차서
그리고 아직 안 풀린 이야기들이 있으니까
Chatroom의 이야기가 곧 방탄 세계관의 서사이다...! 이렇게 단정하는 건 좀 아닌 거 같아.
방탄 세계관은 이곳저곳에서 차용한 이야기들이 많고
따라서 한 이야기 = BU 세계관 그 자체
이런 공식은 성립하지 않는다는 거지.
내 생각에 이 영화는
어린 시절 놀이 공원에서 버림받은 호석이와
악마의 모습을 띄고 있는 태형이의 서사
이 두 부분에서 크게 관여했다고 생각해.
+ 에바 부인 등등등....
윌리엄이 짐에게 키스하는 장면은
곧 데미안이 싱클레어에게 키스하는 장면을 떠올리게 하고.
키스하는 건 소설 데미안의 마지막 장면.
헤어졌다가 전쟁터에서 우연히 만난 데미안과 싱클레어인데,
데미안은 싱클레어에게 에바 부인의 마음을 담아 키스를 해.
싱클레어가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 데미안은 어디에도 없었지만
곧 싱클레어 그 자신 안에 데미안이 있다는 걸 깨닫지
-
하지만 때때로 내가 열쇠를 발견하고 완전히 내 속으로 들어가면, 어두운 거울 속에서 운명의 영상들이 잠자고 있었다.
그러면 나는 검은 거울 위로 몸을 숙여 나를 바라보기만 하면 되었다. 내 모습은 이제 완전히 그와, 내 친구이자 인도자인 그와 똑같았다.
-
열쇠는 또 Fake love 티저에서 정국이가 갖는 거잖아.
아무튼
석진이가 키스하는 모습은
연약한 자아에서 성숙한 성체가 되기까지의 어떤 한 모습
그런 걸 보여주려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
윌리엄도 짐에게 키스를 하면서
너는 내 영웅이야.
라고 말하니까.
결국 윌리엄이 선택한 것도 자살이었고.
즉 자살은 윌리엄이 바란 무언가라는 뜻이지.
석진이가 타임리프 할 수 있다는 것이 땅땅된 이 시점에서
키스가 만약 그런 의미라면
석진이는 계속해서 키스해서,
즉 완성된 무언가로 나아가려고 노력하는데 잘 되질 않고 있지.
피에타는 깨지고, 석진이는 갈라지고 있으니까.
태형이로 인해
혹은 자신의 과오로 인해
아니면 자신의 문제를 숨기는 아이들로 인해 만들어진 엉망이 된 세계를
타임리프를 통해 완성해내려는 거 아닐까.
그러니까 방탄 세계관은 수십 가지 오마주와 함께 하고 있는 거지.
하핫 암튼 탄들이랑 공유하고 싶어서 써봤다!!
여기서 줄일게 안뇽~!
+ 가독성 높이기 위해 수정을 좀 했어!
다들 읽어줘서 고맙고 절대 안 지울 거야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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