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크게 다투며 준희가 "사랑없는 우리의 결혼이 지친다" 라고 말하고는 해결하지 못한채 아침 일찍 출근한 이후 길어진 회사 회의때문에 자정을 넘어서야 집에 돌아왔는데 불꺼진 집안에서 거실 쇼파에 앉아 준희를 기다리고 있는 엔시티
"자는 줄 알았는데.." 라고 준희가 말하자
1.성공한 사업가 "재현"
"기다렸어요. 얼마든지 늦는 건 상관없는데 돌아오기만 해요"
"내가 있는 우리 집으로, 그거면 아무 상관없어요"
쇼파에 기댄자세로 나를 향해 바라보며 말하고는 읽던 책을 챙겨 자리에서 일어난다
2.대학병원 의사 "쟈니"
"전화는 왜 안받아요. 오늘 회사 일이 많이 바빴나봐요"
"일부러 피한거라고만 말하지 말아요"
"전화는 안 받아도 괜찮으니까 이렇게 얼굴 마주할 수 있게 해줘요"
자리에서 일어나 부엌으로 향하더니 식지않게 계속 데워놓은 차를 따라 건내는 쟈니
3.세계적인 무용수 "윈윈"
"저녁 같이 먹으려고 준비했는데 다 식어버렸네요"
"미리 연락을 했어야하는건데 미안해요"
"나 혼자 너무 들떴나봐요"
"사실 안 돌아올까봐 무서웠거든요..."
식탁위에 서툰솜씨로 차려놓은 식은 음식과 준희를 번갈아 보며 사과하는 윈윈
4.국내 최대 로펌 변호사 "도영"
"누군가를 기다린다는 건 정말 힘든 일이였네요"
"돌아올거란 확신이 없는 상대를 기다리는 건 더더욱"
"그래도 기다릴께요. 당신이 날 기다린 것보다 더 오래"
언제부터 그 자리에서 기다린건지 테이블위에는 비워진 와인 두병과 와인잔이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