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부터 탄탄대로를 걷는 집안에서 가지고 싶은 거 다 가지고 할 수 있는 건 다 하면서 살아온 귀한 외아들 연준이가 그 모든 걸 잃게 되는 상황을 마주하는 걸 보고 싶다 오히려 더 방탕하게 술로 잠식하듯 사는 삶을 살 듯
곧 다른 누군가의 섬이 될 자신 집안의 섬에서 술에 파티에 그리 살다가 술에 취해서 꾸역꾸역 자기 명의로 그대로 둔 보트 한 대 탈 것 같다 다 넘겨 줘도 그 보트 하나만 안 넘겨 준 거지
바다 한가운데까지 혼자 가는데 바다가 넘실대는 동안에도 허허벌판에 남겨진 기분일 것 같다 눈물은 안 나오지만 악에 받쳐서 보트 엔진을 끄고 뛰어들고야 말 것 같다 마지막 보트를 끈 순간부터 죽으려고 작정하고 바다로 뛰어들 듯
밤은 어둡고 자기가 없어진지도 모르는 섬 별장은 저 멀리서 빛을 뿜내는데 연준이는 점점 밑으로 빠져들 것 같다 온몸을 바다가 감싸는데 바닷물을 제외한 유일한 것이 닿을 듯 그게 인어 범규일 것 같다
연준이 술에 취해서 자기가 잘못 보고 있나 싶을 것 같다 자그마한 몸이 고래는 아닌데 내 손을 잡는 게 그토록 바라던 사람의 손길 같은데 그 밑으로는 꼬리가 흔들리면서 물방울만 보이니까
뭍으로 나온 연준이 컥컥대고 있으면 범규가 연준이 빤히 보고 있었으면 좋겠다 연준이는 구해 준 범규한테 오히려 왜 살렸냐고 그럴 것 같다 그러면 범규가 놀라서 눈물 흘릴 것 같다 자신이 늘 바다 위로 두 발로 걷는 인간들을 동경했는데 삶의 가장 바닥에 있는 사람을 마주한 것에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릴 듯
그 눈물이 진주로 변해 흐르는데 그것도 모르고 왜 넌 두 발로 걸을 수 있는데 죽으려고 하는 거야 할 것 같다 그리곤 홀연히 가버리는데 연준이는 그 자리에 남겨진 진주를 보고 멍해질 듯
이 뒤는 뭐... 노잼일 것 같아서 그만 적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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