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규야, 나는 저 철장을 깨부수고 나갈꺼야." 철없는 생각이라고 치부했다. 저 쇠로 된 철장은 내가 아는 그 무엇보다 단단했기에. "저 철장 밖에는 뭐가 있을까? 어떤 풍경이 펼쳐져있을지 기대되지 않아?" "그러게." "저 철장 밖의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보고 싶어." "...." "나는 파일럿이 되서 저 푸른 하늘을 날아다닐거야." "..." "밍구, 너는 특별히 뒷자석에 태워줄게." 기대에 찬 눈빛으로 바깥을 쳐다보고 있는 지훈이형의 모습이 오랜만에 보는 생기있는 모습이기에, 말리지않고 방관했다. 어차피 이 철장을 벗어날 수 없다고 단정지었기에. 하지만 형을 너무 믿었기 때문일까, 아님 믿지 않았기 때문일까. 형이 나를 두고 가지 않을거라 그렇게, 안일하게 생각했다. 콰앙 "형!" 아이고, 젊은 청년이 어쩌다. 안타깝게 됐어. 주변에 웅성거리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눈부시게 빛나는 폭발은 그렇게 주위를 집어삼키듯 빛과 열기를 내뿜었다. 눈을 깜빡이는 법을 잊은듯 계속 쳐다봤다. 폭발은 그렇게 형을 집어삼켰다. 뒤늦게 밀려오는 열기마저 나를 현실로 돌아오게 만들기엔 부족했다. 눈물이 방울방울 떨어지며 땅바닥을 적셨다. 눈물을 닦는 법을 잊은듯 그렇게 한참을 서있었다. 미쳐 타다 만 철재들이 땅바닥으로 떨어지고 있었고 잿더미들을 넓게 휘날렸다. 더이상 자신의 옆에 지훈이 형이 없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아 자신의 앞을, 지훈이형의 앞을 가로 막았을 철장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저 멀리 철장 너머로 철새들이 날아가는게 보였다. 그렇게 형은 날개를 활짝 펴고 날아갔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