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급한 데뷔는 어린 멤버들에게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어요. 제가 격무에 시달린 고통을 알기 때문에 모두를 조급하게 하고 싶지 않아요. 그러나 팬분들의 오랜 기다림도 간과할 수 없고 분명 타이밍상의 적기라는 것도 존재하기에 어느 한쪽에 치중하기보다 모든 요소를 고려하여 가장 합리적인 시기를 도출한 것이 올 3분기입니다.
- 데뷔조가 되면 다양하게 준비할 것들이 많아지기 때문에 보통 학교생활이 어려워져요. 그런데 막상 학교생활을 해야 할 땐 학교가 싫다가도 정작 학교에 다니지 못하게 되면 그에 대한 아쉬움과 박탈감이 생길 수도 있거든요. 사람은 경험하지 못한 것에 대한 미련을 갖기 마련이라… 그래서 가능하다면 이를 대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은 생각이 있었어요. 그런 맥락에서 곡의 가사를 쓰는 시간을 갖기도 했어요. 일종의 국어, 문학, 작문 시간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우선, 제가 음반에 대한 전체 콘셉트와 곡의 방향성에 관해 설명해주고 해당하는 각자의 경험을 짤막하게 서로 얘기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멤버들의 경험을 듣는 과정도 유의미하고 재미있었지만, 제출한 내용에서 가능성이 보여 대견하더라고요. 그래서 적게나마 곡의 가사로 일부 실릴 예정이기도 해요
- 마음은 엄마죠. (웃음) 엄마를 대신하는 역할이자, 친구의 마음이에요. 실제로 아이들이 너무 착하고 예뻐서 늘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죠. 저는 어린시절에 아이돌을 좋아해본 경험도 없고 스타에 환상을 갖던 타입이 아니었어요. 그래서 이전 회사에서도 연예인은 제게 동료나 동생, 자식 같은 개념에 가깝다고 할 수 있었어요. 그러니 제가 처음 만든 회사의 연습생들은 더 그럴 수밖에 없겠죠. 몇 주 전에 우연히 들은 얘긴데, 회사의 타 부서 구성원분들이 ‘ADOR 연습생들은 인사도 잘하고 참 예의 바르다’고 칭찬하셨다고 하더라고요. 순간 정말 눈물이 핑 돌았어요. ‘아, 부모의 마음이 이런 건가?’ 싶었죠. “아빠 힘내세요~” 노래가 들려오는 기분이었달까요. (웃음) 바로 멤버들 단톡방에 폭풍 칭찬 메시지를 보냈죠.
- 갑자기 드는 생각인데요, 제가 이제 어느 정도 나이가 있다 보니 우리 멤버들을 무의식적으로 너무 아기처럼 언급한 것 아닌가 싶어서요. 멤버들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 드리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막상 만나보면 재능과 끼, 열정이 엄청나서 마냥 어린 느낌만도 아니거든요. 각각의 재능과 매력이 모두 다르다는 것이 특장점이고요. 아무래도 함께 연습해 온 기간이 어느 정도 있기 때문에 서로 매우 끈끈하고 언어적으로 모든 멤버 개개인이 한국어, 영어를 모두 구사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팬분들과의 접점이 보다 넓어질 수 있을 것 같아요.
- 모두를 각각 언급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으니 음… 이럴 땐 보통 막내를 꼽아서 얘기하죠? (웃음) 우리 막내는 쿨하고 세련된 친구예요. 저희 집에 놀러온 날 같이 밥 먹고 서점도 가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동네를 걷는데 어색함도 잠시, 나중엔 제 친구와 산책하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들더라고요. 재능과 끼가 참 많죠. 어린데 속도 깊고 그 나이대의 천진한 모습까지. 그날의 청명했던 날씨까지 더해져 상쾌했던 기분이 생각나요. 한 번은 멤버 전원이 콘셉트와 방향성에 대해 들을 겸 저희 집에 놀러 온 적이 있었는데 제가 집에서 듣던 음악을 듣고 막내가 너무 좋다고 연신 감탄하며 메모하더라고요. 하하하. 또래들이 알 만한 곡도, 들어봤을 곡도 아닌데 진심으로 좋아하는 걸 보면서 문득 제 어린 시절이 떠오르며 뭔가 묘한 기분이 들었어요. 신기하더라고요. 세대를 뛰어넘는 이상한 동질감도 느껴지고. 마음 같아선 멤버들 모두에 대해 전부 말하고 싶지만 얘기하자면 끝도 없죠. 참 어려우면서도 재밌고 귀엽고 신기한, 놀라움의 연속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