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이하 에스엠) 총괄 프로듀서가 카카오의 신주 취득에 반대하면서 에스엠 현 경영진을 상대로 낸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이 실제로는 하이브의 요구에 따른 것으로 확인됐다.
1일 본보가 입수한 하이브와 이 전 총괄 간 주식매매계약서에 따르면 ‘매도인(이 전 총괄)은 본 건 가처분을 신청하여야 하며 법원으로부터 인용결정을 받기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 하여야 한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이 전 총괄은 지난달 8일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했는데 하이브와 주식매매계약서는 다음날인 9일에 체결했다.
이 전 총괄은 “제3자 유상증자로 인한 신주 발행이 최대주주인 자신의 지위에 불이익을 초래하기 때문에 가처분을 신청했다”고 밝혀왔다. 주식매매계약서상 의무조항이 확인되면서 하이브가 적대적 인수합병(M&A) 성공을 위해 가처분 제도를 이용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법조계 인사는 해당 계약조항에 대해 “이번 가처분 신청의 주체는 사실상 이 전 총괄이 아닌 하이브”라며 “자본시장과 언론에서 쏠릴 관심을 활용해 에스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 줌으로써 궁극적으로 인수를 용이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주식매매계약서에는 하이브가 이 전 총괄에게 대외 메시지와 홍보에 적극적인 협력을 요구하는 조항도 담겼다. 계약서에 따르면 ‘공개매수 절차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이 전 총괄이 대외적 메시지 발표 등에 협력하기로 한다’ ‘하이브가 에스엠의 경영권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대외 메시지 발표 및 홍보 등 최선의 협력을 제공한다’ 등의 조항이 포함됐다. 엔터테인먼트업계 관계자는 “하이브는 그동안 이 전 총괄과 거리를 두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이번 계약조항 자체만을 놓고 보면 하이브와 이 전 총괄이 가처분 신청, 공개매수, 경영권 취득 전 과정에서 매우 긴밀하게 협력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단독]이수만의 가처분 신청, 알고보니 하이브가 요구 (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