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가 있는 하이브 소속의 그룹, 대내외적으로 만들어 온 서사, 초특급 게스트, 그리고 유행에 발맞춘 샘플링 기법'까지, 설명만으로도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문제는 이것을 어떻게 음악으로 풀어내느냐에 달려 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고 했던가. 엔니오 모리꼬네의 기타 선율은 황량한 메아리가 되어 메마른 소리밭 위에서 울려 퍼지고, 피처링으로 참여한 나일 로저스의 그루브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렸다. 후렴을 여는 'Unforgiven' 파트만이 그나마 스치듯 뇌리에 남기며 쓸쓸한 용서와 함께 기댈 구석을 마련한다. 기존에 발매했던 노래들을 재편성해 만든 정규 앨범인 만큼 동명의 타이틀이자, 신곡인 'Unforgiven'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강인한 이미지로 연대를 요구하며 그 임무에 충실하지만, 이를 뒷받침하기에는 음악적 힘이 부족하다. 모순은 여기에 있다. 떨어지는 매력과는 달리 곡의 의의는 더 큰 뜻을 향해 나아간다. 가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가르쳐 주기 위해 반면교사의 역할을 해낸다. 그들 말대로 '세상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며 스스로를 시련에 빠뜨리는 진취적인 싱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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