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 외국인 그룹 등장…K-팝 3.0 인종ㆍ언어 초월…정체성 논의 활활 4.0 시대도 눈앞 “무한경쟁 대비해야” 현지화 전략이 낳은 ‘K-팝 3.0’ 시대 K-팝그룹의 현지화 전략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어왔다. 국내 굴지의 엔터테인먼트기업들은 외국인 멤버의 발굴과 육성을 통해 이들의 ‘잠재 가치’를 확인했다. 국내 대형 기획사 관계자는 “외국인 멤버들이 K-팝그룹으로서 인기를 얻으면 멤버의 모국에서는 자부심을 느끼고, 해당 그룹이 현지에서 더 큰 사랑을 받는 등 글로벌 무대에서 인지도가 높아졌다”며 “해외에서 인재를 등용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태국 출신 리사는 ‘블랙핑크’로 데뷔해 세계적인 사랑을 받았고 동남아 팬덤을 블랙핑크로 결집시킨 일등공신이다. 태국 총리는 “국위를 선양한 젊은이”라고 했을 정도다. ‘K-팝 3.0’의 흐름은 고도화된 ‘현지화 전략’이다. 1세대 K-팝그룹 시절부터 지난 25년간 수많은 글로벌 스타를 만들어온 K-팝의 ‘성공방정식’을 일본, 중국을 넘어 미국까지 이식하는 ‘세계화’의 시도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K-팝 3.0은 내수 시장보다는 영미 중심의 글로벌 시장에서의 파이를 키워가려는 전략”이라며 “현지에서 친숙하게 받아들이는 인재를 개발해 장기적인 비전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국내 굴지의 대형 가요기획사 관계자는 “K-팝 시스템을 통한 외국인 그룹의 육성은 다양성과 스펙트럼이 넓어진다는 점에서 K-팝의 지속 가능한 성장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K-팝 3.0 시대를 넘어 어느덧 4.0 시대까지 턱 밑으로 다가왔다. 인도네시아 ‘스타비’, 일본의 ‘XG’처럼 K-팝 프로듀싱과 시스템 등 기술력을 전수받은 현지 아이돌그룹이 등장하고 있다. 일본 걸그룹 XG의 소속사 엑스갤럭시는 K-팝 프로듀서인 재이콥스와 일본 연예기획사 에이벡스그룹이 협업한 신생 기획사다. 특히 스타비의 출현은 국내에서도 꽤 충격적이었다. 2019년 데뷔한 스타비는 지난달 K-팝과 인니팝을 결합한 신곡 ‘뱅(BANG)’을 발표, 국내에서 데뷔무대를 가진 바 있다. ‘K-팝 고급반’ 팬덤이 자리 잡은 인니에서 K-팝그룹을 똑같이 닮은 현지 그룹이 나오자 K-팝 시스템의 ‘노하우 유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기도 했다. 김 연구위원은 “인도네시아는 대대로 K-팝이 강세인 시장이었으나 K-팝 피지컬 앨범 점유율이 지난해엔 4위에서 9위로 떨어졌다”며 “자국의 음악 수준이 올라온 데다 생김새와 스타일까지 K-팝그룹과 빼닮은 스타비와 같은 현지 그룹까지 나오자 K-팝 점유율이 떨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출혈경쟁을 감수하면서도 ‘K-팝 시스템’ 수출을 통한 현지화 전략에 주력하는 것은 한국 사회가 겪고 있는 위기와도 궤를 같이한다. K-팝의 ‘글로벌 진출’은 단지 소비시장의 확장에만 집중한 전략은 아니다. 정 평론가는 “출생률과 인구 감소로 인해 내수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시점이 왔고, 제작적 측면에서도 K-팝그룹을 꿈꾸는 10대들, 특히 남자 아이들이 없어 이르면 10년 안에 보이그룹 제작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합리적인 대안이 K-팝 3.0이 될 것”이라고 봤다. https://v.daum.net/v/20231003075106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