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선 두 회사의 갈등 해소를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였다. 그간 방송사의 고질병으로 지적되던 △방송사의 지위를 이용한 프로그램·시상식 등의 출연 강요 △일방적인 제작 일정 변경 요구 △상호 협의 없는 출연 제한조치 등이 사라질 것을 기대해서다. 하지만 두 회사의 협력 이후 “오히려 중소기획사 아이돌은 기회 자체가 없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한 아이돌 매니저 A씨는 “음악 방송에 들어가기 더 힘들어졌다. 하이브를 의식해 소속 아티스트의 자리를 두 개씩 빼주려니 다른 아이돌 가수들이 설 자리가 더 줄어들게 되는 셈”이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또 다른 매니저 B씨 역시 “음악 방송을 잡는 게 하늘의 별 따기”라며 “유튜브 등 노출 통로가 많아졌다고 하지만 신인 가수 혹은 인지도가 높지 않은 아이돌에게는 음악 방송 역시 매우 중요한 기회다. 그런데 대형 기획사의 눈치를 보는 방송사의 행태로 중소기획사 아이돌의 등이 터지고 있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하이브가 MBC와 갈등을 해소하면서 의도한 바는 단순히 소속 아티스트의 출연은 아니다. 이들은 궁극적으로 “케이팝 생태계의 선진화”라는 대의를 위함이라고 말했다. 또 “음악 산업을 혁신하는 엔터테인먼트 기업과 음악의 힘을 전세계에 확산하는 방송사 사이에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정립하는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고도 덧붙였다. 의외의 곳에서 부작용이 생기자 하이브와 협력 관계를 맺은 MBC의 의도가 애초에 불순한 것이 아니었는지에 대한 의구심도 나온다. 아이돌 매니저 C씨는 “하이브가 다수 레이블을 흡수하면서 방탄소년단은 물론 뉴진스, 르세라핌, 세븐틴 등 케이팝의 중추 역할을 하는 아티스트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MBC의 입장에선 고개를 숙이고 들어갈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방시혁 의장이 케이팝의 선진화라는 좋은 의도를 내세웠지만 사실상 MBC의 입장에선 케이팝 시장의 발전보단, MBC의 이익만을 쫓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안형준 MBC 사장은 하이브와 파트너십을 맺을 당시 “케이팝과 케이콘텐츠의 경계 없는 확장”을 약속했다. 케이팝, 케이콘텐츠의 경계 없는 확장을 위해선 관계성, 수익성보단 공정한 기준과 아티스트를 포함한 전체 가요 종사자들에 대한 존중이 바탕이 되어야 할 것이다. https://naver.me/G9tV9aYl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