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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53분의 하늘에서 발견한 너와 나'의 오프닝은 가장 동화 같은 장면이 무엇일까 고민하다 하늘나라 속 놀이공원처럼 회전목마가 내려오면서 우리만의 시간이 시작되고, '5시 53분의 하늘에서 발견한 너와 나' 뮤직비디오에서도 등장한 나무에 소년들이 앉아있으면 좋겠다- 라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었는데요, 구현되는 과정에서 콘서트 오프닝답게 소년에서 왕자님으로 설정이 수정되긴 했습니다만, 천공의 성 위 비현실적인 동화적인 모멘트를 구현하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던 신입니다."
"소년들의 행복한 시간 그리고 어쩌면 소년기에 머물고 싶어 하는 우리 모두의 마음을 표현"한 곡이라고 '5시 53분의 하늘에서 발견한 너와 나'를 설명한 엄 LP는 "'액트 : 스위트 미라지'는 공연장에 들어선 순간부터 다른 세상에 들어온 것만 같은 느낌이 나길 바랐기 때문에, 앙코르 공연이라고 해서 첫 곡을 바꾸려고 하진 않았다"라고 밝혔다.
동화에 들어간 듯한 오프닝이 이전 공연과 같이 가되 발전된 부분이라면, 처음 시도한 것도 있다. 바로 '네버랜드를 떠나며'의 폭포 신이다. 엄 LP는 이 부분을 앙코르 콘서트에서 "가장 힘을 쓴" 부분이라고 짚었다. 3월에 열린 '액트 : 스위트 미라지' 서울 공연을 기획할 때부터 물을 무척 사용하고 싶었다는 그의 바람이, 9개월 만에 고척 스카이돔에서 이뤄졌다.
'네버랜드를 떠나며'를 처음 들었을 때, 엄 LP는 '물 위에서 휘몰아치는 감정을 퍼포먼스로 풀어내면 멋있겠다' 하고 생각했다. 문제는 물 사용을 승인해 주는 실내 공연장이 거의 없다는 데 있었다. 엄 LP는 "공연장에서 눈에 띌 정도의 폭포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수조 설계, 물의 하중 문제, 물 누수 이슈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라며 "굉장히 까다롭고 어려운 특수 효과"라고 강조했다.
"(물) 사용을 허가받기 위해서도 사전 협의나 설계가 꼼꼼히 진행됐다. 또, 물이 조명에 따라서도 보이는 게 달라 신(scene)적으로도 많은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기도 했다"라는 엄 LP는 "자칫 아티스트의 부상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부분이라 아쉽게 피날레 무대로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라고 부연했다.
엄 LP는 "다행히 고척돔과 협의, 그리고 파트너사와 저희 제작실의 꼼꼼한 설계로 연출을 구현할 수 있었다. 물의 떨어지는 각도에 따라 누수 문제나 수조 하중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서, 설치 과정도 정말 쉽지 않았는데 문제없이 진행되어 정말 다행이었다"라고 돌아봤다. 가장 언급하고 싶은 무대를 물었을 때도, 엄 LP는 "애정의 '네버랜드를 떠나며'"라고 답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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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세계가 불타버린 밤, 우린…'은 앞선 곡 '날씨를 잃어버렸어'와 연결해 상부에 얼어붙은 소년의 마음을 대변한 '눈'의 아름다움이 레드 조명과 함께 '재'로 변하는 연출 신을 좋아해 주신 게 아닌가 싶다. 사람 마음, 상황에 따라 동일한 사물이 아름다웠다가도, 끔찍해질 수 있는 신을 생각했다. '데빌 바이 더 윈도우'는 레이저 그래픽을 활용해 악마의 미소를 구현한 점을 들 수 있다"라고 말했다.
'9와 4분의 3 승강장에서 너를 기다려'에 나타난 휴닝카이의 독무 등 여러 무대에서 '빛'을 아낌없이 썼던 이번 공연. 엄 LP는 "조명을 사용할 때는 의외로 노래 '가사'에서 많은 영감을 받는다. 가사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고자 조명 감독님과 많은 고민을 한다. 시각적인 효과가 가장 직관적으로 관객에게 와닿는 부분이라 더 그랬던 것 같다"라고 밝혔다.
엄 LP는 "공연장에서 눈에 담을 수 있는 모든 것이 하나의 결로 연출이 되었을 때, 무대의 완성도가 올라간다고 생각해서 응원봉 연출팀과도 긴밀히 상의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응원봉 연출은 조명-LED 그래픽 소스에서의 연출 신을 정리한 후, 노래 구간별 색상을 담당하는 팀과 논의한다. 역시 노래 가사에 따라 연출 신을 설명하고 의뢰하는 편이다.
앙코르 대기 중 화면에서 별이 반짝일 때 응원봉이 노란색으로 발광한 것, '네버랜드를 떠나며' 시작 전 모아봉으로 파도를 연출한 것, '물수제비' 시작 전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에 맞춰 모아봉으로 물 파장을 표현한 것도 모두 이 같은 과정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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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엄 LP는 "고척돔에서 공연했을 때 관객들이 아쉬워하는 요소가 '팬터칭'(fan touching)이어서 특히 돌출 무대 디자인에 신경 썼다. 3월 체조경기장에서 보여드린 연출 디자인을 최대한 살리면서 고척돔 맞춤 팬터칭 돌출 무대를 구현하기 위해 이번 무대 디자이너인 제작실 실장님과 많이 고민했었던 것 같다. 공연은 관객과 함께 만들어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돌출 무대도 연출의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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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 57m-세로 9~14m의 대형 LED와 상부 U자형 LED, 고척돔 내 설치된 대형 전광판이 이번 공연에 함께했다. 시야 제한을 보완하고 관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어떤 부분을 공들였는지 묻자, 엄 LP는 "제가 한 명의 관객으로 공연을 관람했을 때, 내가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작은 부분도 놓치고 싶지 않더라. 중앙에서는 다섯 멤버가 고루 보이지만, 사이드석에서는 다른 멤버에 가려서 혹은 옆, 뒷모습이 많이 보일 때도 있어서 그러한 점을 해소하고자 상부 U자에 다섯 멤버의 분할 중계 화면을 삽입했다"라고 답했다.
기사 원문 https://n.news.naver.com/entertain/article/079/00038463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