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덤을 우선시하지 않은 대가
카리나는 지난 5일 자신의 SNS에 자필 편지로 배우 이재욱과의 열애 보도에 관한 사과를 했습니다. 열애설에 놀란 ‘마이’(에스파 공식 팬덤)들에게 미안함을 전하는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사과 방식이 도마에 올랐습니다. 전 세계가 지켜보는 SNS에 사과하는 바람에 ‘마이’가 이상한 취급을 받고 있다며 오히려 팬덤의 분노에 기름을 부은 셈이 됐는데요. 참고로 카리나의 SNS는 팔로워만 1279만명에 달하고 해당 사과에 대한 댓글만도 14만건이 넘게 달렸습니다.
‘마이’는 카리나가 자신들과의 소통 창구에서 열애설을 가장 먼저 알려주길 원했던 것 같습니다. 에스파는 특히 여성 팬덤이 막강한 것으로 유명한데, 여성 팬덤의 특성을 이해했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한 가요 홍보 관계자는 “여성 팬덤의 경우 결 자체가 다르다”면서 “내가 응원하는 ‘우상’이 외부 요인으로 인해 다른 아이돌 그룹과의 경쟁에서 뒤쳐지는 걸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프로 스포츠 경기의 ‘연고’ 개념과도 비슷하다는 겁니다.
-이해할 수 없는 에스엠의 선택
팬덤 ‘마이’와 먼저 소통하지 않고 SNS를 통해 사과 편지를 전한 카리나의 행동은 분명 ‘실수’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부분은 카리나가 아닌 명백한 에스엠 매니지먼트의 실수입니다. 라이즈, NCT가 소속된 거대기업인 회사가 기껏 내놓은 해법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입니다.
실제로 많은 스타들은 자신들의 연애 사실이나 결혼 소식을 전할 때 개인 SNS가 아닌 팬들과의 소통 창구에서 가장 먼저 알리는 형식을 취해 왔습니다. 현재의 K팝 산업 구조에선 ‘팬덤 마음 다독이기’가 우선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 4대 메이저 엔터사 중 한 곳에서 몸담았던 전직 관계자는 “소속 아티스트의 가치 보호는 물론 팬덤을 진정시키고 투자자들의 자산까지 보호해야 하는 소속사 입장에선 일단 사생활 문제 및 열애설 관련 보도가 터지면 ‘보도 방어’를 했어야 했다”며 현 상황으로까지 문제를 확대시킨 에스엠의 매니지먼트에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이 관계자는 “소속사가 빠른 ‘보도 방어’를 해야 함은 아티스트 보호도 있지만 해당 아티스트를 스타로 발돋음시키는 데 큰 힘을 보탠 팬덤을 보호하는 목적도 있다”면서 “회사 매출의 거의 모든 것을 담당하는 팬덤이 받게 될 충격과 상처를 어루만져야 하는 것은 감정적인 부분이 아니라 이성적인 부분이다”고 꼬집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