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세라핌이 미국 대형 음악 축제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 무대에 선 가운데, 노래 실력 논란에 휩싸였다. 이후 멤버 사쿠라는 "우리가 보여준 무대 중 최고의 무대"라는 입장을 내놨다.
아이돌 실력 논란은 K팝 시스템이 생긴 이래 반복돼온 이야기다. 현실적으로 K팝 아이돌 육성 시스템에서 노래는 차순위이다. 우선 되는 것은 스타성 및 대중에게 대체 불가능한 감흥을 줄 수 있느냐다. 때문에 라이브를 못했다고 르세라핌을 실력없는 아티스트인것으로 매도하는 시각 자체는 구시대적이라는 게 업계의 이야기다.
다만, 르세라핌은 올해 3년 차 걸그룹이다. 해당 논란을 대하는 부적절한 태도, 지적을 이겨내고자 하는 노력, 실제로 성장한 서사가 있었냐에 대해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사쿠라는 지난 15일 오후 팬 커뮤니티 위버스를 통해 "코첼라 준비부터 무대 당일까지 많은 걸 배웠다"고 했다. 이어 "무대에 선다는 건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인가. 관객을 즐겁게 하는 건가. 아니면 하나의 실수도 허용되지 않고 무대를 소화하는 것인가"라고 했다.
그는 "사람마다 기준은 다를 것"이라고 했다. 사쿠라는 "우리를 모르는 사람들, 곡을 처음 듣는 사람들에게도 '이 무대가 즐거웠다', '잊을 수 없는 멋진 하루였다'라고 느낄 수 있는 무대로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또 "이번 무대를 위해 진지하게 준비하고, 고생하고, 즐거웠고, 그것들을 공연 당일에 다 보여드릴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누군가의 눈에는 철없어 보일 수도 있지만, 완벽한 사람은 없다. 지금까지 보여준 최고의 무대였다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라고 했다.
르세라핌은 지난 13일 해당 무대에서 '안티프래자일'(ANTIFRAGILE), '피어리스'(FEARLESS), '퍼펙트 나이트'(Perfect Night) 등의 대표곡을 선보였다. 무대 과정에서 격한 안무를 병행한 라이브를 보여줬고, 일부 미숙한 모습을 드러냈다. 이에 온라인 공간에서는 르세라핌의 라이브 실력을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아이돌 실력 논란은 30년 전 K팝 아이돌 1세대 S.E.S부터 나온 이야기다. 노래 이외 여러 매력을 갖춘 아이돌에게 노래 실력 논란은 지나친 요구일 수 있다. 하지만 '가수는 음악으로 먹고사는 사람'이다. 아이돌 역시 가수다. 노래 실력이 형편없다면, 그에 대한 지적 또한 받아들여야 한다.
사쿠라가 내놓은 것은 대중의 지적을 불편해하는 태도로 꾸며진 입장문이었다. 본인의 입장에 힘이 실리기 위해서는 '특정 누군가를 위한 음악'이 아닌, 현장을 찾은 대다수 관중을 위한 노래로 보답해야 했다. 대형 소속사나 팬덤의 품 안에서 내놓은 입장은 반박이 아닌 변명으로 들릴 수밖에 없다.
사쿠라의 르세라핌 멤버로서 3년 차다. 다만, 일본 그룹 HKT48 시절과 아이즈원 활동까지 고려한다면, 14년 차 베테랑 가수다. 본인을 향한 지적이 단순 '헐뜯음'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는 뜻이다. 라이브를 잘하고 못하고는 르세라핌 모습 중 일부일 뿐이다. 지적도 비판도 대중적 관심의 일부임을 고려하면, 지금은 수용할 때가 아닐까.
https://naver.me/xvtmQhl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