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의 한 대학 축제에서 사회자가 장기자랑 상품으로 걸그룹 오마이걸이 공연 중 마시던 생수병을 제공해 논란이 일고 있다. 비판이 이어지자 대학 측과 사회자 모두 사과문을 발표했다.
엑스(옛 트위터)에는 지난 23일 “오마이걸 멤버들이 마시던 물병을 사회자가 장기자랑 시켜 나눠준다”며 영상 하나가 올라왔다. 이를 보면, 마이크를 든 사회자가 무대 위 놓여진 물병 여러개를 쭉 훑는다. 이윽고 오마이걸 멤버 중 한명의 이름을 언급하며 물병을 집어 들고 이를 무대에 오른 한 남성에게 건넨다. 관객 사이에선 “저걸 가져서 뭐 해?” 등 의아하다는 듯한 반응이 나온다.
이는 지난 22일 충남의 한 대학 축제에서 오마이걸이 무대를 마친 이후에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사회자는 축제가 끝날 무렵 학생들에게 장기자랑을 시킨 뒤 오마이걸 생수병을 상품으로 나눠줬다고 한다. 현장에 있었다는 한 네티즌은 “물병 받은 사람 중 한명은 뭐 주는지 모르고 나왔다가 받고 그냥 버렸다더라”고 전했다.
이 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온라인상에선 해당 사회자를 향한 비난 여론이 일었다. 네티즌들은 “의도가 부적절하다” “내가 멤버라면 불쾌할 것 같다” “현장 반응도 별로 안 좋은데 굳이 걸그룹이 마시던 물병을 상품으로 내건 이유가 뭐냐” 등이다.
논란이 커지자, 결국 대학 총학생회 측과 사회자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사회자는 “기념이 되리라 생각해서 했던 행동이 누군가에게 피해를 줬다”며 “축제가 마무리될 때 오마이걸 분들이 마신 물을 학생들에게 나눠 준 부분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죄송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장기자랑을 한 학생들 가운데 선물이 오마이걸 물병이라서 당황한 학생도 있었다. 저의 미숙한 진행으로 일어난 일이니 학생들이 아닌 저를 질책해달라”고 했다.
총학생회 측은 “사회자의 적절치 못한 진행으로 불쾌감을 느끼시고 피해를 보신 모든분께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며 “이번 일은 학교 측이나 출연자와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사회자의 돌발행동이었다”고 했다. 이어 “공연 후 발생한 예기치 못한 일로 인해 피해 보신 오마이걸과 오마이걸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행사를 주최하고 운영한 총학생회로서 다시 한번 대단히 죄송하다”고 했다.
박선민 기자 kindmin@chosun.com
https://n.news.naver.com/article/023/0003836394?sid=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