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전 총괄 프로듀서가 약 9개월 만에 공식석상에 나섰다.
이수만은 30일 서울 영등포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영린 국제저작권단체연맹(CISAC) 정기총회에 참석했다. 이날 정기총회에는 이수만을 포함, 한국음악저작권협회(한음저협) 추가열 회장, 배우 겸 영화감독 유지태, 가수 출신 김재원(리아) 의원, 전 스페인 문화부 장관 앙헬레스 곤잘레스 신데, 호주 APRA 제니 모리스 회장, 멕시코 SACM 아르투로 마르케스 부회장 등이 함께 했다.
지난해 3월 경영권 분쟁으로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을 떠난 이수만은 오랜만에 국내 행사에 등장, 눈길을 끌었다. 국내 연단에 선 것은 지난해 8월 '2023 동아시아미래포럼' 이후 약 9개월 만이다. 특히 최근 A20엔터테인먼트 상표를 출원해, 엔터업계에 본격적으로 복귀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 바다. 다만 이날 연설에서는 복귀 관련해서는 언급이 없었다. 또 SM 시절 함께 일했던 민희진 어도어 대표와 하이브의 갈등 관해서도 말을 아꼈다.
이날 이수만은 SM 창립자 자격으로 이날 'K팝 특별 기조연설'을 했다. 가수로 데뷔해 K팝 프로듀서가 된 과정을 돌이켜, 저작권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또 AI 산업과 K팝의 결합을 짚으며, 창작의 권리를 강조하기도 했다.
먼저 "저는 어릴 때 아이돌 가수였지만, 원래 이공계 학생이었고 컴퓨터나 기계를 좋아하며 로봇 세상을 꿈꾸고 컴퓨터 엔지니어링 석사학위를 받은 청년이었다. 그런데 노래를 더 좋아하다 보니까 다시 어느새 가수로, 음악인으로, 프로듀서가 돼 여기까지 온 사람이다"라고 운을 뗐다.
또 "기자 집안에서 태어났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집안이 넉넉한 형편이 아니었다. 대학부터 가수로 성공해 큰 수익이 생겼다. 그러니 부모님도 노래하는 것을 반대하지 않았다"는 이수만은 "원래 그 당시에는 '노래하면 미래가 없다'는 세상이었는데 많이 바뀌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가수로 노래를 부르고, 이후 작사, 작곡도 했다. SM을 만들어서 가요계를 산업화하기를 노력했다. K팝 만들어 한국 아이돌 산업을 세계화했다. 이 과정에서 지적저자권은 나에게 가장 중요한 자산이 됐고, K팝 산업을 육성시킨 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이수만은 "K팝 프로듀서의 초기 투자금이 상대적으로 많이 드는 분야다. 무대 오르기 전에는 트레이닝하고, 수년을 거쳐 가수를 육성한다. 그렇게 시작해 우리 K팝은 세상을 놀라게 하는 음악을 만든다"라고 뿌듯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저작권은 가수 활동 권리, 물질적 대가를 보호하고 그들의 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하는 수단이 됐다"라며 "SM은 음악, 음반, 공연 등 다양한 콘텐츠 저작권을 갖고 있다. 처음엔 불법 테이프가 즐비했었다. 지금은 식별 코드가 부착돼, 사용자가 트래킹 된다. 저작권이 보호되고 있는 걸 돌이키면, 얼마나 중요했는지에 생각이 든다"라고 했다.
AI에 대해서는 "AI와 챗봇 기술이 빛의 속도로 소통 방식을 변화시키는 중이다. 인간과 똑같이 생긴, 혹은 더 매력적인 모형이 인간 팬을 확보했다. 또 실시간으로 답을 하면서 팬들과 소통도 시작했다. AI 챗봇은 인간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연인으로 발전하지 않나 싶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AI와 K팝의 접목에는 "전 세계 팬들과 소통하느 데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K팝과 AI의 접목은 문화와 기술의 융합으로, 팬들과 폭넓은 만남을 예고하는 중이다. 이미 텍스트 생성이나 이미지 창작에서 놀라운 능력을 갖추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AI 발전에 따라 저작권 침해, 불법 복제 및 배포, 표절, 창작물이 보호받지 못하는 상태로 노출, 창작자의 경제적 손실 등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저작권 법규가 제정돼야 하고 저작권 침해 방지 기술의 개발과 세계 기준화가 이뤄져야 한다"며 "저는 AI 챗봇과 아바타·로봇 등에게 일종의 주민등록증, 즉 ID가 발급돼 '실명제'화가 돼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1926년 창립돼 전 세계 116개국 225개 저작권 단체를 회원으로 둔 CISAC 관계자들이 국제 주요 저작권 관련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한음저협이 주관했다. 서울에서 CISAC 총회가 열리는 것은 2004년 이후 20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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